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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싹 오지현 첫 우승으로 골프의 샛별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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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은 8일 마지막 홀에서 우승을 확정 짓고 두 팔을 뻗고 눈을 감아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사진=채승훈 기자)


신인의 우승 등용문이기도 한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오지현이 첫 우승을 거둠으로 인해 될 성 부른 새싹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후원사 KB금융그룹의 선구안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42.15야드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랭킹 26위의 장타자에 속하는 오지현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골프에 입문했다. 처음에는 신지애 등 성공 스토리를 따라 야구배트로 골프 스윙을 연습했고, 손이 찢어지는 부상 속에서도 불평 없이 묵묵히 연습했다. 그 모습을 보고 아버지 오충용 씨는 ‘프로 골퍼로써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했다.

오지현은 또래들에 비해 비교적 늦은 시작이었지만, 집중력과 승부욕을 앞세워 남들보다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골프를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전국 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마침내 프로가 되었다.

2013년 2부리그인 드림투어에서 활동하며 14차전 대회에서 1승을 거두는 등 상금 14위에 올랐고, 지난해는 드디어 1부 투어에 당당히 입성했다. 하지만 세계정상급의 쟁쟁한 선후배들이 모인 1부 투어는 18살 나이에 감당하기에 녹록한 무대가 아니었다. 23개 대회에 출전해 10개 대회에서 예선을 탈락했고, 결국 시즌 상금 64위로 지옥과도 같은 시드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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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오충용 씨가 캐디를 하며 오지현의 첫 승을 도왔다. (사진=채승훈 기자)


오지현은 지난 7일 2라운드를 마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털어놨다. “다시는 시드전에 안 가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시드전 분위기는 지옥의 레이스였던 것 같다. 선수들이 말을 한 마디도 안하고 갈 정도로 긴장감이 흐를 정도였다. 거기서 4위를 하고 투어에 복귀했다. 다시 투어에 와보니까 마음이 편하더라.”

KB금융그룹은 지난해 오지현이 1부투어를 시작하면서부터 대표 선수 박인비에 이어서, 안송이와 함께 후원을 추가했다. 자질은 뛰어나지만 그걸 키워줄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키다리아저씨처럼 등장한 것이 후원사였다. KB금융그룹 스포츠 후원팀은 ‘스타 마케팅’이 아닌 ‘루키’에 주목하고 될 성 부른 떡잎을 찾는 방식으로 소속 선수를 받아들이는 방침으로 유명하다. 피겨 스케이팅 불모지에서 김연아를 발굴하고 피겨여왕으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을 주었듯이, KB금융은 오지현의 탄탄한 기본기와 올바른 품성, 그리고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일단 소속 선수로 들이고 난 뒤에는 오지현이 근심 없이 게임에만 집중하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선수 담당자는 건강식품까지 챙기는 정성을 보였다.

될 성 부른 새싹이던 올 시즌 오지현은 올해 26개 대회에 출전해 이중 24개 대회에서 본선에 당당히 통과했고 지난 6월초 롯데칸타타오픈 6위를 포함, 톱10에 7번이나 들었다. ‘밥 먹는 시간 빼고 거의 모든 시간을 연습에 매달린다’는 오지현은 “골프를 시작한 것에 대해 단 한 번도 후회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오지현은 8일 ADT캡스에서 우승하면서 상금 순위도 29위에서 16위(2억 6,807만원)로 껑충 뛰었다.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컷 탈락을 하지말자’던 계획을 세웠던 오지현은 이제 그 꿈을 더 키웠다. “국내 투어에서 상금왕 타이틀을 획득하고 일본투어에 진출하고, 기회가 되면 더 큰 무대에 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후원사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만큼 골프계의 새로운 별이 되겠다”고 했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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