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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토토 기획기사] 삼성, 통합 5연패의 길목에서 암초를 만나다
삼성 라이온즈가 2014 한국시리즈를 우승으로 차지하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통합 4연패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2015년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었다. 시즌 초부터 '이번 연도는 여름성이 아니라 봄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찍부터 1위 자리에 올랐다. 시즌을 치르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결국 2015년 정규시즌도 1위로 마무리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악몽의 10월 15일

하지만, 지난 15일 포털 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삼성 라이온즈'가 뜨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삼성 라이온즈가 거기 있는 이유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삼성 주축 선수들의 원정도박 의혹이었다. 프로야구 비시즌 동안 중국 마카오에서 조직폭력배로부터 최대 10억 원의 자금을 빌려 도박을 했다는 것이었다. 의혹에 통합 5연패를 향해 순항하던 삼성 라이온즈가 태풍을 만난 격이었다.

그런데도 삼성 선수단은 예정된 연습을 소화하며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유지하려 애썼다. 하지만 지속된 여론 악화로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김인 구단 사장은 “소속 선수들로 인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팬들과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또 도박 의혹을 받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삼성의 주축 투수 3명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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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5년 연속 우승 헹가래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사진은 2013년 3연패 당시의 모습.



주축 선수 3명 빠진 채 한국시리즈

완벽히 메우기엔 너무 큰 공백이다. 빠진 선수들이 선발진과 불펜진의 핵심선수였다.

올 시즌 투수 셋은 평균자책점으로 3.50을 기록했고, 삼성 투수진이 소화한 전체 이닝의 26%를 책임졌다. 덕분에 올 시즌 삼성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4.69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선발-중간-마무리로 이어지는 탄탄한 마운드가 강팀이 될 수 있던 요인이었다. 그 결과, 덕분에 올해 역대 최초로 선발 10승 이상 투수 5명을 배출하는 대기록도 세울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셋이 없다면?'이다. 의혹을 받은 세 명이 빠지면 평균자책점은 5.10까지 오르고, 순위는 8위로 내려앉는다. 최하위에서 두 번째다. 침체된 분위기와 불안한 마운드까지 삼성에게는 악재도 이런 악재가 없다.

류중일이 꺼낸 카드는 차우찬이었다. 그는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13승 7패에 방어율 4.79를 기록했다. 삼진도 194개를 잡았다. 2015 KBO리그를 통틀어 삼진 개수가 제일 많았다. 게다가 어디에 놔도 제 몫은 하는 선수다. 선발과 중간 어디 자리든 소화해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투수운용을 3선발에서 4선발로 굳혔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장원삼을 넣어 3선발 라인업을 채울 수 있었다. 4선발 자리는 아직 유동적이지만, 차우찬이 들어갈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그래도 '역시 삼성'?

그런데도 삼성은 우승과 가까워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첫째, 삼성에겐 방망이가 있다. 올 시즌 삼성의 팀 타율 0.302를 기록했다. 타율 0.302로 지난해 자신들이 세웠던 역대 팀 최고 기록 팀타율(0.301)도 다시 썼다.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곳이 없다.

둘째는 체력이다. 정규 시즌이 끝나고 삼성은 약 3주간의 휴식을 가졌다. 올시즌은 사상 최대 개수인 144경기를 치른 첫해다. 힘들고 지쳤던 몸을 쉴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반면, 상대 팀은 힘든 길을 걷게 되었다. 22일 NC가 두산을 꺾고 7-0으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전적을 2-2로 맞췄다. 24일에 열리는 5차전에 가서야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팀의 윤곽이 드러난다. 제대로 쉬지 못하고 정규리그 1위인 삼성을 만난다고 봐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가장 믿을만한 건 그동안의 경험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없고, 우승도 해본 팀이 또 한다'고 하지 않는가. 지난 5년간 가을 잔치에 삼성은 빠진 적이 없다. 팀 전체는 물론 선수, 감독 모두 큰 경기에 이기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어떻게 준비를 하고, 그곳에서 이기는 분위기를 가져야 하는지. 삼성은 누가 올라오든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 삼성 라이온즈가 그를 극복하고 통합 5연패라는 대기록 수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헤럴드스포츠=박소민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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