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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레지던츠컵 특집]관전 포인트<5>단장의 페어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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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츠컵을 든 단장들. 왼쪽부터 제이 하스 미국팀 단장, 가운데는 최경주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 오른쪽은 닉 프라이스 인터내셔널팀 단장. (사진 제공=프레지던츠컵 조직위)


팀 매치 플레이는 내가 잘하기 보다 파트너와의 호흡이 더 중요한 경기다. 2015프레지던츠컵은 더욱 그럴 것이다. 총 30개의 매치중 팀워크로 경기하는 포볼(함께 치되 좋은 스코어를 적는 베스트볼)이 9경기, 포섬(번갈아 치는 얼터네이트샷 방식)이 9경기나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난 <4>편의 시리즈에서 잭 니클라우스가 설명하듯, 팀 매치는 개인전과는 전혀 다른 맥락과 두뇌 싸움을 요하는 게임 방식이다. 누가 누구와 한 조가 되어야 최대의 시너지를 낼지 단장의 선수 조합 즉, 페어링(Pairing)부터가 전략의 시작이다.

단장은 선수들 개개인의 친소(親疎)관계나 출전 경험치, 이전 성적 등의 자료를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포섬에서는 어떤 홀에서 누가 먼저 티샷을 할 것인지, 포볼에서 그린에서는 누가 먼저 퍼팅을 해야 할지의 순서까지도 모든 것이 전략의 일환이다.

단적인 사례로, 올해 미국팀의 단장 추천 선수인 필 미켈슨을 놓고 미국에선 이러쿵 저러쿵 뒷말이 많았다. 단장 추천(Captain's Pick)은 전적으로 단장의 재량이지만 분석은 분분했다. 정작 제이 하스 단장의 아들인 빌 하스가 선발된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빌이 출전 자격 포인트 11위였기 때문이었다. 미켈슨은 출전할 포인트가 높지 않은 데다 지난 2013년 이후로는 우승도 없었다. 급하게 이뤄진 여론 조사는 ‘의아하다’는 쪽이 높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단장에게 필 미켈슨을 적극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스타들로 구성된 미국팀은 선수들의 입김이 센 편이다. 지난해 유럽팀에 진 라이더컵에서 미국팀 단장인 톰 왓슨이 최고참 선수인 미켈슨을 제쳐 두고 매사를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등의 이유로 분위기가 살벌했었다.

양 팀의 페어링 예상
미국팀은 후배 선수들의 적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고참 역할을 하는 미켈슨도 있고, 매년 번갈아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을 치르며 역대 전적에서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으니 팀워크가 나쁠 이유가 없다. 단장인 제이 하스는 지난 3번의 경기에서 부단장을 맡아 프레드 커플스 단장을 보좌했었다. 하스는 선수들의 의견을 잘 경청하고 순응하는 스타일이다.

정작 선발과 페어링에서의 중요성은 국적과 언어가 다른 선수로 꾸려진 인터내셔널팀에서 커진다. 2013년에 이어 두 번째 인터내셔널팀 단장을 맡은 닉 프라이스는 이번에 단장 추천으로는 선발 포인트 11위인 호주의 스티븐 보디치와 함께 배상문을 와일드 카드로 뽑았다. 배상문의 경우 개최국 선수인 데다가 지난 2년간 그가 같은 대회장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서 두 번 우승한 경험과 최근 PGA투어 페덱스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의미를 둔 것 같다.

프라이스 단장은 페어링을 한 번 구성하면 대회 내내 서로 신뢰를 쌓도록 하는 스타일이다. 2013년 대회에서 호주의 애덤 스캇을 12살 어린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와 3일 내내 한 팀으로 편성했다. 잘생긴 스캇은 페어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멋진 말을 남겼다.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좋은 짝은 만국 공통의 언어다.” 하지만 미세한 승부의 순간에서 소통은 매우 중요한 만큼 언어를 대체할 만한 궁합을 찾아야 하는 것이 인터내셔널 단장과 해당 선수들의 고민이다.

프라이스 단장은 같은 국적 선수 끼리를 고집하지 않고 선수의 성향과 경기 스타일을 따져 페어링을 한다. 그 덕분에 2013년 대회에서 남아공의 어니 엘스와 짐바브웨의 브랜든 디용은 2승2패, 호주의 제이슨 데이와 캐나다의 그레엄 들라트는 2승1무1패로 선전했다. 이번에도 프라이스는 베테랑과 그렇지 않은 선수를 한 번 맺어주고 3일간의 매치를 함께 풀어가게 할 가능성이 크지 싶다.

출전 선수들의 면면을 살피면, 애덤 스캇이 2003년부터 6회 출전해 가장 경험이 많다. 그 뒤로 제이슨 데이와 남아공의 찰 슈웨젤이 2번씩이다. 처음 출전하는 선수는 남아공의 루이 우스투이젠, 인도의 아니르반 라히리, 태국의 통차이 자이디, 뉴질랜드의 대니 리, 호주의 스티븐 보디치, 그리고 배상문으로 출전 선수의 절반을 차지한다. 5개의 다른 언어를 쓰는 7개국에서 모인 미국,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란 점이 단장의 가장 큰 고민일 것이다.

제이 하스를 단장으로 한 미국팀은 필 미켈슨이 지난 10번의 대회 전부를 출전했고 성적도 좋았다. 대신 역대 전적에서 승률이 가장 높았던 8자 스윙의 짐 퓨릭이 빠졌다. 손목 부상에서 완쾌되지 못한 퓨릭 대신에 장타자 J.B.홈즈가 급히 교체됐다.

홈즈는 출전 포인트 12위에 세계 랭킹 18위이며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5위(309.9야드)에 올라 있다. 미국팀에서 비거리가 가장 짧았던 퓨릭을 대체한 선수가 장타자여서 이번 대회는 세계 장타 랭킹 1~5위가 모두 출전하는 장타 대결로 확실히 굳어졌다.

그밖에 매트 쿠차와 빌 하스가 2번씩 출전했고, 지미 워커, 리키 파울러, 패트릭 리드, 크리스 커크, J.B.홈즈 등 5명이 첫 출전이다. 하지만 이는 프레지던츠컵만의 출전 전적이니 큰 의미는 없다. 홈즈 조차 지난 2008년 라이더컵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미국팀의 페어링은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주목되는 조는 세계 랭킹 1위 조던 스피스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포볼 경기에선 패트릭 리드와 함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와 함께 경기를 펼치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고 선호도를 밝혔다. 둘은 지난해 라이더컵에서 3차례 함께 해 2승1무를 기록했다. 스피스는 포섬 파트너로는 잭 존슨, 지미 워커, 더스틴 존슨 등을 꼽기도 했다. 2년 전 프레지던츠컵에 처음 출전해 스티브 스트리커와 짝을 이뤄 2승1패를 기록했고, 싱글 매치에서는 졌다.

포볼과 포섬의 고려 사항
단장이 페어링을 할 때 고려할 것은 선수들의 개별 경험도 있지만 경기 방식에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포볼은 각자의 볼을 치고, 포섬은 한 개의 볼을 번갈아 친다.

포볼에서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어일 때 최고의 효과를 낸다. 예컨대 정교함을 요하는 파3 홀에서 둘 다 버디를 잡는 건 큰 의미가 없다. 그 홀에서 한 명이 보기를 해도 다른 한 명이 버디를 하면 스코어는 버디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볼에서는 홀마다 서로 다른 스타일로 플레이하는 장타자와 정교한 숏게임 플레이어의 조합일 때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같은 홀에서 버디를 하는 건 스코어에 도움이 되지 않고 서로 다른 홀에서 버디를 해야 득점을 얻는 매커니즘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반대로 포섬에서는 동일한 스타일의 플레이어끼리 한 조로 페어링 되어야 좋다. 파트너가 티샷을 하면 세컨드 샷을 하는 선수는 평소에 익숙한 거리에서 핀을 공략하는 게 더 유리하다. 하지만 장타자와 한 조를 이룬 단타자라면 그 다음에 자신이 쳐야 할 위치와 환경이 평소에 익숙한 지점이 아니기 때문에 서툴 수 있다. 단타자는 단타자끼리, 장타자는 장타자끼리 말이다.

포섬에서 조가 짜여진다면 치는 순서를 정해야 한다. 그 기준 중에 하나는 파3 홀의 배치다. 파4, 파5 홀에서는 거리를 보완할 변수가 잦지만 파3에서는 정확한 티샷 하나에 버디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에 아이언 샷 감각이 뛰어난 선수가 더 많은 티샷을 할 수 있도록 순서를 정해야 한다. 잭니클라우스GC는 5, 8, 13, 17번 홀이 파3 홀이다. 따라서 홀수 홀에서 아이언 샷이 뛰어난 선수가 티샷을 해야 그 홀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

이처럼 선수들의 페어링이 포볼과 포섬에서 어떻게 짜여질지 또한 마지막날 싱글 매치의 순서는 어떻게 나올지가 재미난 관전 포인트다. 단장의 용병술이 선수들의 경기력과 팀의 분위기까지 결정한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표) 양 팀 선수들 역대 프레지던츠컵 전적
미국팀 선수 포인트 프레지던츠컵 역대 전적
조던 스피스 1 2승2패(2013 1회 출전)
버바 왓슨 2 3승2패(2011 1회 출전)
지미 워커 3 -
잭 존슨 4 3승1패(2013년 1회 출전)
리키 파울러 6 -
더스틴 존슨 7 1승3패1무(2011 1회 출전)
패트릭 리드 8 -
매트 쿠차 9 4승5패1무(2011_2013 2회 출전)
크리스 커크 10 -
필 미켈슨 추천 20승16패11승(1994~2013 10회 출전)
빌 하스 추천 3승5패2무(2011~2013 2회 출전)
J.B.홈즈 대체 -

인터내셔널팀 포인트 프레지던츠컵 역대 전적
제이슨 데이 1 4승4패2무(2011~2013 2회 출전)
루이 우스투이젠 2 -
애덤 스캇 3 12승14패3무(2003~2013 6회 출전)
히데키 마츠야마 4 1승1패1무(2013 1회 출전)
브랜든 그레이스 5 4패(2013 1회 출전)
마크 레시먼 6 2승2패(2013 1회 출전)
아니르반 라히리 7 -
챨 슈웨첼 8 5승4패1무(2011~2013 2회 출전)
통차이 자이디 9 -
대니 리 10 -
스티븐 보디치 추천 -
배상문 추천 -
* 포인트는 출전 자격 순위, 추천은 단장 추천 선수.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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