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골프와 성(性)] 성기에 바셀린을 넣으면 안 되는 이유
이미지중앙
얼마 전 한화 이글스의 전설적인 투수인 송진우 해설 위원이 바셀린과 관련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과거 경기 때 바셀린으로 글러브를 닦곤 했는데, 경기 중 공에 바셀린이 묻어 끈적끈적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사실 야구에서는 공에 이물질을 바르는 행위에 엄격하기 때문에 바셀린과 관련된 이 발언은 논란이 된 바 있다.

바셀린은 석유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피부 질환의 치료와 보호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겨울철 골퍼에게도 바셀린은 필수 준비물 중 하나이다. 손이나 겨드랑이 등 스윙 시 마찰이 잦은 부위에 바셀린을 미리 발라줌으로써 손상을 보호할 수 있다. 사실 비뇨기과에서도 수술 이후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바셀린을 함유한 거즈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성기를 확대하기 위해 비의료인에 의해 음경에 바셀린이나 파라핀을 넣는 사람들이 있다. 요즈음은 이런 경우가 흔치 않지만, 과거에는 이런 일이 종종 있었다. 문제는 바셀린은 음경의 확대에 승인된 재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요즘에는 의학적으로 안정성을 인정받은 다양한 보형물들이 개발되어 있다. 그러나 바셀린을 음경에 넣는 경우, 일시적으로는 확대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합병증을 일으키게 된다. 주입한 바셀린이 몸 속에서 퍼지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울퉁불퉁 흉측한 모양으로 변해 버리고 만다. 바셀린을 넣은 사람들은 대개는 깊은 후회를 하게 된다.

비뇨기과에는 이렇게 과거 넣은 바셀린을 제거하기 위해 내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바셀린의 제거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바셀린이 몸 속에서 각종 염증을 일으키면서 정상 조직과 들러붙는 유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바셀린의 양이 많은 경우, 포경수술을 하듯 바셀린과 유착된 피부를 한꺼번에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자칫 나중에 피부가 부족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일부의 바셀린 조직을 남기거나, 혹은 음낭 등의 피부를 이식하는 방법을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피부를 이식한다고 해도 완벽히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는 힘들다. 따라서 애초에 바셀린 등의 이물질을 넣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따라서 성기 확대를 원할 경우에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바셀린이나 파라핀 주입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좋다. 요즈음은 실리콘 보형물이나 필러, 대체 진피 등을 이용하여 성기 확대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피부의 보호를 위해 많은 면에서 사용되고 있는 바셀린. 그러나 성기에 잘못 사용할 경우 되돌릴 수 없는 흉측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피부보호제의 올바른 사용이 중요한 이유다. 이준석(비뇨기과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리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