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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6경기 6승‘, 반등에 성공한 조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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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만 6승을 따낸 조 켈리 (사진=OSEN)


조 켈리(27)가 세인트루이스와 보스턴에 걸쳐 지난해 기록한 성적은 6승 4패 평균자책점 4.20. 한 시즌 최다승이 2013년의 10승, 지난해까지 통산 승수는 21승으로,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임에 분명했지만 아직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급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겨울, 조 켈리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본인 스스로를 지목했다. 사람들은 켈리의 뜬금없는 발언을 웃어 넘기면서도, 과연 그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 했다.

결과적으로 켈리의 발언은 실언이 되고 말았다. 7월까지 그의 성적은 2승 6패 평균자책점 5.94. 사이영상과는 전혀 동떨어진 성적이었다. 심지어 지난 6월 말, 부진으로 마이너리그 행을 통보받기도 했으며, 더욱이 엄청난 자신감을 갖고 시즌에 돌입했기에 많은 팬들로부터 비아냥섞인 조롱을 들어야 했다.

그랬던 켈리가, 8월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켈리는 30일(한국시간) 시티 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1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1회 1사 3루 위기를 삼진 두 개로 빠져나온 켈리는, 5회까지 네 차례나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으나 병살타를 두 차례 이끌어내며 무실점으로 막는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유일한 실점은 7회 1사 후 유리베에게 허용한 1타점 2루타였다. 켈리는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한 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를 땅볼로 유도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보스턴은 켈리의 호투와 쐐기 솔로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무키 베츠의 활약을 앞세워 메츠에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켈리는 8월 6경기에 나서 모두 승리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월간 기록한 6승은 1999년 5월 페드로 마르티네스이후 16년 만에 처음 나온 기록이다. 아울러 2승으로 8월을 맞이한 켈리는 시즌 8승(6패)째를 기록, 어느덧 개인 통산 두 번째 10승 달성도 가능한 페이스가 됐다.

경기 내용도 완전히 달라졌다. 7월까지 기록한 5.94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4.94까지 낮아졌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는데, 켈리가 개막 후 이전 17경기에 기록한 퀄리티 스타트 횟수가 네 차례였다. 또한 두 경기 연속 시즌 최다인 7.1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 능력도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켈리는 최고 구속 99마일까지 던지는 대단히 빠른 볼을 보유한 투수. 하지만 마른 체구로 인해 구속에 비해 공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며,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순간 집중력 저하로 커맨드가 흔들리며 집중타를 맞는다는 데에 있었다.

8월의 호성적은 역시 커맨드의 안정에서 비롯됐다. 타자들의 벨트 높이에서 흩날리던 제구가 최근 무릎 높이에서 형성되면서 강력한 투심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낮게 떨어지는 궤적을 보이는 투심과 싱커는, 그 움직임뿐만 아니라 낮은 코스에서 제구가 형성될 수 있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구질들이다. espn에 따르면 켈리는 첫 12번의 등판에서 전체 아웃카운트의 75%를 땅볼로 유도했으나, 최근 5경기에서는 무려 91%를 땅볼 아웃으로 잡아내고 있다. 켈리의 투심 제구가 안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켈리의 초반 부진에는 보스턴의 허약한 수비가 한 몫 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최근 나폴리의 이적과 페드로이아의 부상을 대신해 나온 트래비스 쇼와 브록 홀트가 대단히 견고한 수비를 선보이며 켈리가 유도해낸 땅볼 타구들을 안정적으로 처리해주고 있다.

헨리 라미레즈와 파블로 산도발의 영입으로 큰 기대 속에 시즌을 출발한 보스턴은 60승 69패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기정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였다. 보스턴은 개막 전만해도 가장 강력한 지구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그들이 지구 우승을 따내기에는 선발 로테이션이 불안하다는 점을 꼬집었고, 이는 현실이 됐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가 웨이드 마일리 단 한 명이며, 10승 투수 역시 그 뿐이다. 초반 부진 후 페이스를 찾아가던 벅홀츠는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해있고, 포셀로는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친정으로 복귀 시킨 마스터슨은 부진으로 방출 수순을 밟았다.

보스턴은 분명 시즌 후 FA 시장에서 선발 자원을 노릴 것이다. 하지만 로테이션의 모든 투수를 외부 영입으로 채울 수는 없는 일로, 보스턴으로선 시즌 막판에서나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켈리의 반등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8월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사이영상 후보로 손색이 없는 조 켈리. 과연 그가 남은 시즌에서도 이미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보스턴에게 선발 고민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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