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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원리조트오픈]3년 만의 부활 노리는 김자영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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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에서 부활을 꿈꾸는 김자영. <사진 제공=KLPGA>


성숙해진 느낌이다.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지난 3년여의 시간이 그를 성숙하게 만들었을까? '얼음공주' 김자영2(24 LG) 얘기다.

2012년은 김자영의 해였다.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히든밸리 여자오픈까지 3승을 기록하며 KLPGA투어의 ‘흥행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 해 한국여자프로골프 대상과 다승왕, 인기상까지 휩쓴 김자영의 승승장구는 계속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스윙이 흔들렸고 스코어는 곤두박질쳤다. 주변에선 ‘그것 봐라’는 식으로 김자영을 깎아 내렸다. 매니지먼트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법정 소송까지 휘말리면서 이미지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주변의 질투와 시기는 끝이 없었다. 하지만 ‘아픔만큼 성숙해 진다’는 말은 김자영에게도 해당된 듯 하다. 3년이란 인고의 시간 김자영은 내적인 성숙을 이뤘다.

김자영은 28일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한 뒤 인터뷰를 위해 프레스 룸을 찾았다. 표정은 한결 밝았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스윙코치를 교체한 후 자신의 샷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기 때문이리라.

김자영은 핀 포지션이 까다로웠던 대회 첫날 이븐파로 스코어를 지켰다. 이날 언더파 기록자는 10명에 불과했으니 김자영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출발이었다. 그리고 이틀째 경기에서 김자영은 폭발했다. 1번홀(파4)에서 93야드를 남겨두고 52도 웨지로 친 두번째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홀로 빨려 들어갔다.

김자영은 “2013년부터 성적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그 때는 주변의 기대가 높아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됐다. 샷이 안 되니까 자신감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말을 아끼는 조심스런 대답이었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힘든 시간을 보낸 뒤의 안도감이 드러났다.

김자영은 대회 개막 하루전 열린 프로암 때 새끼 손가락이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시합을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는 김자영을 대회장으로 이끌었다. 몸통을 이용한 스윙을 하다 보니 그립을 잡을 때 새끼 손가락을 빼고도 공을 칠 수 있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스윙을 교정해 주고 있는 코치는 "차라리 앞으로 새끼 손가락 쓰지 말라"는 농담까지 던질 정도였다.

김자영은 이제 3년 만에 우승을 꿈꾼다. 김자영은 “전에는 스윙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지금 코치와는 잘 맞고 서로가 추구하는 부분이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을 하려면 특별한 샷 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스윙이 좋아야 한다. 스윙 교정의 좋은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자영은 "지난 3년간 너무 많이 그린을 놓치다 보니 쇼트게임이 저절로 좋아졌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김자영은 또한 "지금까지 샷이 안됐던 이유는 생각이 많고 이것저것 더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단순화시키려고 한다. 뺄 것이 너무 많더라"라는 말도 했다. 비상을 꿈꾸는 김자영의 날개짓으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이 부산스러워 지고 있다. [정선=헤럴드스포츠 나혜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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