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컴백 미스터 메츠’, 4개월 만에 돌아온 데이비드 라이트
이미지중앙

약 4개월만의 복귀전을 가진 데이비드 라이트 (사진=뉴욕 메츠 트위터)


'미스터 메츠' 데이비드 라이트(32)가 약 4개월여의 부상 공백을 마치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라이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4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5일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이후 131일 만의 복귀였다.

라이트는 복귀 첫 타석 홈런포로 건재를 과시했다. 상대 선발 아담 모건을 상대한 라이트는 선두타자로 나선 2회초 90마일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관중석 2층에 떨어지는 428피트(130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라이트는 다음 타석에서도 안타를 기록했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4회 모건의 89마일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익수 앞 안타를 기록한 것. 라이트는 후속타자 플로레스의 홈런 때 홈까지 밟았다. 이후 세 타석에 들어선 라이트는 6회 볼넷 하나를 추가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에서는 초반 디그롬의 2.2이닝 7실점 난조로 2-7까지 뒤졌던 메츠가 필라델피아 마운드를 상대로 홈런 8방을 때려내는 괴력을 선보이며 16-7 역전승을 거뒀다. 8개의 홈런은 메츠 역대 팀 프랜차이즈 신기록이며, 이전 기록은 2005년 4월 기록한 7개로 당시 상대팀 역시 필라델피아였다(라이트는 그날 경기에서도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4월 라이트가 부상을 당했을 당시만 해도 그의 공백이 이토록 길어질 것으로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빠르면 2주, 길어도 한 달 이내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게 주된 예상이었다. 하지만 그의 복귀일은 차일피일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햄스트링 부상 재활 도중 척추관 협관증이라는 신경 질환이 그에게 닥친 것이다. 이는 심각한 허리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일부 언론에서는 시즌 아웃은 물론 그의 선수생활이 마감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라이트는 피나는 재활에 매달렸고, 예상보다 일찍 팀에 합류해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라이트는 콜린스 감독이 던진 승부수 중 하나였다. 공격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던 콜린스 감독은 그동안 주로 3번 타자로 활약하던 그를 개막전 2번 타순에 배치시켰다. ‘강한 2번 타자론’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이론 중의 하나로, 콜린스 감독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 라이트는 개막 후 불과 8경기일 뿐이지만 .333의 타율과 1홈런 4타점으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도 했다.

메츠는 라이트의 부상 이탈 이후 공격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팀 내 간판타자가 이탈한 공백을 메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설상가상 초반 무서운 방망이를 휘두르던 트래비스 다노마저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면서, 메츠는 5월부터 7월까지 월간 팀 평균 득점에서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각각 13위, 15위, 11위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사뭇 다르다. 바로 트레이드 데드라인에서 영입한 세스페데스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 세스페데스는 메츠 합류 이후 21경기에서 타율 .322, 6홈런 18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메이저리그 외야수 중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후안 라가레스는 최근 공격력에서도 불을 뿜고 있으며, 많은 메츠 팬들의 심금을 울린 트레이드 취소 소동 이후의 윌머 플로레스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던 다니엘 머피도 다시 상위 타선에 배치될 만큼 폼을 회복했다. 이에 메츠 타선은 8월 경기 당 6.3득점으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라있는데, 최근 타격 상승세는 지구 2위 워싱턴과의 격차를 5.5경기까지 벌리는데 중요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한 가지 고민은 있었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홈런과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 중이던 루카스 두다가 지난 22일 콜로라도 전 이후 허리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것이다. 보름 이후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최근 타선의 좋았던 흐름에서 나온 중심 타자의 이탈은 메츠에겐 뼈아픈 부분이었다. 하지만 때마침 이뤄진 라이트의 복귀로 메츠 코칭스태프의 시름도 한결 덜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2000년대 들어 메츠는 라이트의 팀이었다. 빼어난 성적과 준수한 외모, 그리고 훌륭한 인성까지 갖춘 그는 메츠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2000년 월드시리즈 양키스와의 지하철시리즈에서 패한 이후 메츠 팬들이 경험할 수 있었던 가을 야구는 2006년 오직 한 번뿐으로, 라이트에게 포스트시즌 진출은 오랜 숙원이자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필라델피아에서만 1,551경기를 뛴 어틀리의 다저스행으로, 라이트는 현역 선수 중 현 소속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가 됐다(1,517경기). 메츠의 절대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데이비드 라이트. 늦게나마 팀에 합류하게 된 그가 메츠의 9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있어 전면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