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이 9일 '잠실 라이벌' LG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유희관은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잠실 라이벌전 두 번째 날 선발등판, 7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포함) 2볼넷 1실점으로 팀의 9-1 완승을 이끌었다. 투구수는 115개. 시즌 15승째를 달성한 유희관은 다승부문에서 2위 에릭 해커(NC 13승)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 6일 훈련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려 이날 등판이 불투명했던 유희관이다. 다승왕을 위한 ‘승수 쌓기’에 노란불이 켜지나 싶었다. 하지만 승수 욕심보다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데 목표의식이 컸던 유희관은 등판을 자청했다. 유희관의 상태를 면밀히 점검한 김태형 감독 역시 무리가 없다고 판단, 기존 로테이션을 고수했다.
우려는 기우인 듯 싶었다. ‘느림의 미학’은 여전했다. 경기 초반 간간이 주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이내 후속타자를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긴 유희관이다. 3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4회 2사 후 폭투로 득점주자를 내보냈지만, 2루주자 서상우를 영리하게 견제사시켰다.
오히려 유희관의 15승을 위협한 건 부상이 아니라 맞상대로 나선 LG 선발 류제국이었다. 두산 타선은 만만찮은 류제국의 구위에 고전했다. 4회 김현수의 솔로홈런 한 방을 제외하곤 이렇다할 소득을 내지 못했다. 그사이 유희관도 5회초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홈런을 허용, 팽팽한 투수전은 1-1 원점에서 다시 이어졌다.
승부는 7회 갈렸다. 이미 6회까지 101개의 공을 던진 유희관이 마지막 타자 임훈을 삼진으로 매조짓고 임무를 완수한 반면, 류제국은 7회말 1사 후 볼넷과 연속 2안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다시 두산의 2-1 리드.
한번 분위기를 잡은 두산은 폭주하기 시작했다. 7회를 ‘8득점 빅이닝’으로 만드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LG 마운드는 속수무책이었다. 바뀐 투수 진해수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폭투와 연속안타로 두 점을 더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등판한 이동현이 0.1이닝 동안 한점을 더 내줬고, 이승현이 정수빈에게 싹쓸이 3타점 3루타 등 4실점(2자책)했다.
반면 윤명준-함덕주-노경은이 이어 던진 두산 불펜은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유희관의 15승을 지켰다. 56승(43패)째를 거둔 두산은 전날의 패배를 설욕하고 주말 잠실 더비 2연전을 1승1패로 마쳤다. 이날 KIA에 덜미를 잡힌 2위 NC를 반게임차로 추격하게 됐다.
하지만 기분좋은 승리에도 유희관은 경기 후 “던질 때는 몰랐는데, 7회를 마치고 내려오니 발목에 통증이 다시 느껴졌다”며 “상태를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스틴 니퍼트의 복귀로 한숨 돌린 듯 싶었던 두산은 당분간 유희관의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판이다.
수원에서는 kt가 SK를 10-4로 제압, 5위 싸움판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SK가 불의의 일격을 당한 반면, 한화는 롯데를 2-1로 잡고 5위를 탈환했다. 오랜만에 호투한 선발 배영수가 승리를 이끌었다. 선두 삼성은 넥센을 꺾고 5연승을 질주했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nahyein8]
■ 9일 경기 결과
LG 트윈스(44승 1무 57패) 1-9 두산 베어스(56승 43패)
KIA 타이거즈(49승 51패) 9-2 NC 다이노스(56승 2무 42패)
kt 위즈(33승 68패) 10-4 SK 와이번스(48승 2무 48패)
롯데 자이언츠(46승 57패) 1-2 한화 이글스(51승 50패)
넥센 히어로즈(54승 1무 45패) 2-3 삼성 라이온즈(62승 3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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