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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직 아이돌' 강민호, 울산마저 점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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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작아보이게 만드는 마법의 만루포' 롯데 강민호. 사진=롯데 자이언츠.

스타는 역시 스타였다. 주전 마스크를 쓴 뒤 단 한 번도 팀 내 유니폼 판매 상위권을 놓치지 않은 '사직 아이돌'은 울산 문수구장에서도 그 영롱한 빛을 잃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5일 문수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팀 간 9차전에서 강민호의 역전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8-6 승리를 따냈다.

경기 초반은 롯데의 완연한 열세였다. 득점권에서의 빈공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는 6회까지 득점권에서 8타수 1안타 3삼진으로 집중력을 보이지 못했다. 희생플라이와 내야땅볼 등을 묶어 3타점을 올렸지만 한 번의 만루 찬스가 섞여있던 걸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롯데의 초반 부진은 결과적으로 강민호의 홈런을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깔아둔 복선에 불과했다.

롯데는 3-5로 뒤진 7회, 볼넷과 사구, 고의4구로 안타 하나 없이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최준석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 추격에 성공한 롯데의 다음 타자는 앞선 세 타석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던 강민호였다.

사실 강민호의 침묵은 이 경기에서만이 아니었다. 호조의 타격감을 언제까지고 이어갈 것만 같았던 강민호는 전반기 막판부터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다. 후반기 타율 0.243(37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 11삼진으로 부진이 길어졌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은 이어졌다. 어이없는 포구로 추가 진루를 허용한 것만 수 차례였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장성우의 트레이드 이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한 여파가 더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 맞은 1사 만루의 찬스는 기회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강민호는 과연 롯데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오현택의 초구 126km/h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문수구장 가장 먼 곳에 꽂힌 타구는 비거리만 130m. 강민호는 초장거리포로 26호 아치를 장식했다.

강민호의 '뜬금포'는 낯선 광경이 아니다. 강민호는 올 시즌 개막 직후 네 경기에서 타율 0.154(13타수 2안타) 0홈런 0타점 4삼진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다섯 번째 경기였던 4월 5일 사직 두산전에서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난 절친 장원준을 상대로 2회 투런홈런을 뽑아냈다. 시즌 첫 대포였다. 강민호는 이 홈런을 두고 "(장)원준이가 막혔던 혈을 뚫어준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 말 그대로 혈이 뚫린 강민호는 이번 시즌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하던 중이었다. 잠시 슬럼프가 찾아왔지만 이번 그랜드슬램이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시즌 초에 그랬듯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터진 극적인 홈런은 또 한 번 그의 혈을 뚫어줄 수 있을까? 어쨌든 강민호의 후반기는 이제 시작됐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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