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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전 무승부 분석 '바뀐 2선 멤버의 부진에 날아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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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의 부진은 곧 김신욱의 고립으로 이어졌다.

최근 한국축구의 분위기가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기대가 큰 한일전이었다. 남자는 중국과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었고 여자 대표팀은 중국에 이어 월드컵 준우승팀 일본까지 잡아냈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나날이 높아짐에 따라 당연히 이번에는 일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1-1로 끝나고 말았다. 장현수의 패널티킥 선취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종료 직전 야마구치 호타루에게 통한의 중거리슛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수비는 우수했지만 공격전개에서 큰 아쉬움을 남기면서 추가골에 실패한 것이 뼈아팠다.

한국은 중국과의 1차전에서 2선 라인의 대활약을 바탕으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종호(23 전남)-김승대(24 포항)-이재성(23 전북)으로 이어지는 콤비네이션은 빠르고 간결한 플레이와 뛰어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했다. 또한 세 선수 모두 멀티 플레이어 기질을 가지고 있어 스위칭 플레이에도 매우 능했다.

이러한 장점은 한국의 공격력으로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터트린 골이 모두 2선 라인에서 세 선수의 활약으로 만들어졌다. 그뿐 아니라 빠르고 조직적인 전방압박을 시도함으로써 좀처렁 중국 공격진이 공을 잡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공격적인 수비가 무엇인지까지 제대로 보여준 한 판이었다.

그러나 5일 한일전에 나선 김민우(25 사간도스)-주세종(25 부산)-이용재(24 나가사키) 라인은 전혀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단 이 3명 간의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답답하고 단순한 공격루트가 되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김민우는 왼쪽, 주세종은 중앙, 이용재는 오른쪽이라는 역할이 정해진 듯한 느낌이었다. 스위칭이 시도되지 않다 보면 상대 수비는 공격루트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없다.

역할이 획일화될 경우 측면공격에 의한 크로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격루트의 대부분이 김민우, 이용재 그리고 정동호의 크로스였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꽤나 위협적인 루트가 될 수도 있었다. 최전방에는 김신욱(27 울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로스가 정확히 올라간다는 전제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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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김민우도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날 김신욱의 머리에 연결되는 크로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신욱의 높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높은 크로스가 필요했지만 이날 시도된 크로스는 대부분 낮고 빨랐다. 김신욱의 스타일과 전혀 맞지 않는 유형이었다. 당연히 일본 입장에서는 막기가 보다 수월했다. 게다가 일본 수비진들은 이미 북한의 박현일(22)과 붙어보면서 내성이 어느 정도 생겼기 때문에 김신욱에 대한 대비책도 가지고 있었다.

3선과의 거리가 벌어졌다는 점도 공격전개의 많은 어려움을 주었다. 이날 한국은 4-2-3-1 전형을 사용했다. 언뜻 보면 1차전 중국 전과 비슷해 보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중국 전에서는 권창훈(21 수원)을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로 사용하는 4-1-4-1에 가까웠다. 그러나 일본 전에서는 정우영(26 빗셀고베)을 딥라잉플레이메이커로 활용하는 정삼각형 진영이라고 볼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 명 세움에 따라 그만큼 꼭짓점에 서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공수 연결이 중요하다.

꼭짓점에 선 주세종의 플레이는 인상적이지 못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두 명이기 때문에 공격전개를 위해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서 공을 받아줘야 했지만 사실상 세컨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였다. 자연스레 3선과의 거리가 멀어졌고 2선으로 연결되는 패스는 그만큼 부정확할 수밖에 없었다. 장현수가 좌우로 롱패스를 시도한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

1차전에서 최고의 장점이었던 2선 라인이 2차전에서는 한일전 승리를 발목잡고 말았다. 물론 멤버가 크게 바뀌었던 만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능력이라면 남은 기간 충분히 보완하여 북한 전에 나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이후 이어져오던 한일전 무승행진을 깰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친 것은 분명히 아쉽게 느껴진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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