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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풀어보는 골프규칙]흔히 잘못 쓰이는 골프 용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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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는 지금 16번 홀 페어웨이에 나와 있습니다. 갑자기 예기치 못한 슬라이스 바람이 불어 선수들이 우측의 워터 해저드에 볼을 많이 빠트리고 있습니다.”
“약 5야드 정도의 오르막 훅 퍼트입니다.”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는 멘트지요. 많은 분들이 위의 멘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람에 어떻게 슬라이스 바람이 있을 수 있나요? 어떻게 훅 퍼트가 있을 수 있나요?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우선 “슬라이스”라는 용어의 정의를 살펴 보겠습니다. 슬라이스란 볼이 공중에 떠서 날아 가면서 볼의 회전 때문에 오른손 골퍼의 우측 방향으로 휘어지면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티샷이 슬라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날아가야 하며 ▲볼의 회전으로 인해 ▲오른 손 골퍼의 우측으로 휘어져 가야만 하는 것이지요.

만일 위의 세 요건 중 하나라도 해당되지 않는다면 그 것은 슬라이스가 아닙니다. 즉 날아가지 않고 굴러가면서 오른 쪽으로 휘어지는 오른 손 골퍼의 퍼트는 슬라이스가 아닙니다. 날아가지만, 볼의 회전 때문에 오른 쪽으로 휘는 왼손 골퍼의 샷은 슬라이스가 아니라 훅이 되겠지요. 반면 훅은 ▲날아가면서 ▲볼의 회전으로 인해 ▲오른 손 골퍼의 왼쪽으로 휘어져 가는 걸 말합니다. 어느 하나라도 해당되지 않는다면 훅이 아닙니다.

그러나 종종 중계 방송의 멘트를 듣다 보면, 오른 쪽으로 가면 날아가던 굴러가던 개의치 않고 무조건 슬라이스가 났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또 그렇게 표현하는 것을 접한 많은 골퍼 들은 그러한 표현이 맞는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오래 전, P해설 위원을 만나 위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해설 위원은 설명을 다 듣고 나서는 동의했고 지금도 그대로 해설하고 계십니다. C해설 위원도 고치려고 하나 어렵다고 하면서 노력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P 해설 위원은 얼마 전 디 오픈 해설을 하면서 파 5인 홀이라고 다 ‘롱 홀’이 아니라고 지적했는데요.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는 모든 홀에 고유의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그 중의 하나인 14번 홀에 ‘롱 홀’이라고 이름이 붙여져 있고 바로 그 홀의 파가 5인 것이지 파 5인 홀이 모두 롱 홀은 아니라는 해설을 한 겁니다. 대부분 골퍼들께서 파 5인 홀에만 오면 ‘롱 홀’이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해설이었지요. 맞습니다. 올드 코스에는 ‘쇼트 홀’이라고 이름 붙여진 홀도 있습니다. 짐작하신 대로 파 3인 홀입니다. 파 3이기 때문에 쇼트 홀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지요.

그린에서 경사를 읽을 때 슬라이스 라이, 또는 훅 라이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또 많이 있지요.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볼의 무게와 경사로 인해 휘어지는 것을 어떻게 슬라이스 또는 훅이라고 할 수 있나요? 몇 가지 잘 못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을 모아 봤습니다.

그린에서 라이가 있다(X) 브레이크(Break)가 있다(O)
슬라이스 라이 또는 라인(X) 우측으로 휘는 라인(O)
훅 라이 또는 라인(X) 좌측으로 휘는 라인(O)
쇼트 홀(X) 파3 홀(O)
미들 홀(X) 파 4 홀(O)
롱 홀(X) 파 5 홀(O)
슬라이스 바람(X) 왼 쪽에서 오른 쪽으로 부는 바람(O)
훅 바람(X) 오른 쪽에서 왼 쪽으로 부는 바람(O)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 왼 쪽에서 오른 쪽으로 부는 바람이라는 표현 대신 슬라이스 바람이라고 표현한다는 해설 위원도 있었습니다만 옳지 않은 표현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의학 용어를 제대로 사용 하지 못하는 의사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용어도 모르는 의사에게 믿음이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올바르게 사용하시는 분에게 더 믿음이 가고 그 분을 더 신용할 수 있겠지요.

골프도 똑 같은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는 골프의 용어는 골프 스승, 미디어의 기사, 그리고 방송 해설 위원으로부터 배우게 되고 ‘아, 그렇게 표현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받아 들이면서 고착화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역할을 하시는 모든 분들의 올바른 용어 사용 만이 많은 골퍼들에게 올바르게 전달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용어의 사용을 정확하게 하고 올바르게 사용하시는 분은 더 많은 성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존경을 받게 될 것입니다. 본 기사에 대해서 의견이 있으시면 연락 주십시오, 연락처는 kohbaksa@yahoo.com 입니다. 고충남(KPGA 경기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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