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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운정 부녀 '156전 157기' 우승 휴먼 스토리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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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확정된 순간 부친과 포옹하는 최운정.


최운정(25 볼빅) 부녀(父女)가 157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LPGA투어 정상에 섰다. '156전 157기'의 휴먼 스토리다. 최운정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후 "지난 8년간 우승하지 못하자 주위에서 캐디 때문이란 말을 들었다"며 "이젠 아버지 때문에 우승 못한다는 말을 듣지 않게 됐다.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최운정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바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6천51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장하나(23 비씨카드)와 공동선두로 경기를 마친 최운정은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승부에서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장하나를 눌렀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장하나는 연장전에서 깊은 러프에서 친 세번째 샷이 길어 그린을 넘기는 바람에 LPGA 첫 우승 기회를 날렸다.

최운정은 우승후 "우승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마지막까지 긴장됐다"며 '파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침착하게 하라'는 아버지 말씀대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운정의 부친 최지연 씨는 딸의 캐디로 첫 우승을 합작했다. LPGA 투어에 데뷔하기 1년 전 2부 투어 시절부터 지금까지 8년 째다. 부친 최 씨는 딸만 셋을 둔 전직 경찰관이다. 2007년 막내 딸 최운정이 미국으로 건너가 2부 투어에서 뛸 때 경찰 직을 그만두고 딸의 뒷바라지에 나섰다. 이후 10여 년간 딸의 그림자로 살았다.

부친 최씨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미국 땅에서 직접 딸의 캐디를 하며 로프 안에서도 아버지의 역할에 충실 했다. 최 씨는 과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니어 시절 딸을 도와 주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 프로가 되면 꼭 도와주겠다고 굳게 다짐했었다"고 말했다. 최운정은 평소 "우승으로 아버지의 멋진 은퇴식을 해주고 싶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킬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최운정은 우승 인터뷰에서 "아빠는 우리가 약속한 대로 캐디에서 은퇴하려 한다.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좀 더 얘기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타이틀 방어에 나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 고보경)는 최종일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펑산산(중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김효주(20 롯데)와 백규정(20 CJ오쇼핑)은 나란히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 KB금융그룹)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공동 8위를 기록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날 최운정의 우승으로 올사준 LPGA투어에서 11승을 합작해 2006년과 2009년에 세운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헤럴드스포츠=정근양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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