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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온스 트레이드 효과, 장재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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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를 치른 찰스 가르시아(서울 삼성)가 덩크슛을 내리꽂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막판을 뜨겁게 달군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 간의 2대2 트레이드.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선수 간 맞교환에다 '1순위 용병' 리오 라이온스와 득점랭킹 1위 트로이 길렌워터의 만남이라는 뉴스는 이래저래 프로농구 후반기 시작을 알리는 이슈가 되기 충분했다.

트레이드 이후 먼저 베일을 벗은 건 삼성이다. 리오 라이온스와 센터 방경수를 오리온스에 내주고 찰스 가르시아와 중앙대 출신 신인 가드 이호현을 받은 삼성은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울산 모비스와 후반기 첫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75-100 삼성의 대패. 가르시아는 17분56초를 뛰며 16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팀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으며 모비스전 18연패(특정 구단 상대 최다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의 현장에 남았다. 팀을 옮긴 지 하루 만에 경기에 나선 만큼 아직까지 삼성의 푸른 유니폼이 어색한 모습.

이호현도 20분을 뛰며 팀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리온스에서의 평균 출전시간(5분58초)보다 훨씬 긴 시간이었지만 데뷔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경험한 신인 가드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엔 짧은 시간이었다. 이호현의 이날 기록은 무득점 3어시스트에 턴오버 2개.

12일 트레이드 소식이 알려진 이후 농구판에서는 "삼성이 손해보는 장사"라는 말들이 많았다. 가르시아와 이호현의 무게감이 리그 최고 수준의 용병 라이온스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할 만큼이냐는 지적이었다. 이상민 감독이나 삼성 구단에서는 "팀의 리빌딩을 위해 먼 미래를 내다보고 유망주 가드를 받아온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분명 또다른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리온스 역시 트레이드 이후 전망이 마냥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물론 추일승 감독은 길렌워터와 라이온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두 선수는 나란히 리그 평균 득점 1,2위를 달리고 있다. 25분 남짓한 길렌워터의 평균 출장 시간을 감안할 때 나머지 부분, 혹은 그 이상을 라이온스가 채움으로서 오리온스는 리그 정상급 화력을 40분 내내 가동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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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에서 무게감을 보여주던 가르시아가 떠나면서 장재석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문제는 골밑이다. 트레이드 전 가르시아와 길렌워터는 엄연히 다른 유형의 선수였다. 길렌워터는 가공할 득점력을 앞세워 바깥에서 경기를 푸는 스타일인 반면 가르시아는 골밑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빅맨이었다. 오리온스는 길렌워터가 부진할 경우 가르시아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었다. 게다가 최근 활약도 좋아 상승세를 타고 있던 가르시아다.

길렌워터와 스타일이 비슷한 라이온스가 합류했을 때, 오히려 공격루트의 다변화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동시에 골밑의 무게감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일승 감독도 이 부분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리오도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라이온스에게 골밑에서의 움직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라이온스에게 가르시아가 보여줬던 만큼의 골밑 장악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평가한다. 삼성에서도 골밑은 김준일이 지켰다. 시즌 초반 안 맞는 자리(골밑)에 놔두면 갖고 있는 좋은 기량을 잘 발휘하지 못했던 라이온스다. 결국 이상민 감독은 2라운드부터 라이온스에게 거의 3번(스몰 포워드)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하며 숨통을 틔워줬다.

결국 오리온스도 토종 빅맨 장재석의 역할이 중요하다. 삼성의 김준일이 그랬듯 골밑에서 라이온스를 받쳐줄 수 있어야 한다. 가르시아가 떠난 골밑을 장재석이 얼마나 사수하느냐에 이번 트레이드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승현의 수비력도 좋지만 상대팀 센터와 맞서기엔 분명 한계가 있다. 프로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는 장재석은 올시즌 34경기에 출장해 평균 18분44초를 뛰며 6.4득점 3.8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리바운드 개수를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오리온스의 라이온스 영입은 남은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마지막 승부수다. 결국 총구는 순위표 상위 3팀(모비스, SK, 동부)을 향하고 있다.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SK와의 후반기 첫 경기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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