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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L 루키 중간성적표, '신인왕은 누구?'
남자 프로농구가 반환점을 돌아 어느덧 4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정규리그 우승과 통합 우승, 그리고 각종 개인 타이틀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투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 중 일생에 한 번뿐인 신인왕 수상에 도전하는 KBL 1년차 루키들의 도전이 팬들로 하여금 농구 볼 맛을 느끼게 한다. 1순위 이승현(오리온스)이 주춤하는 사이 2순위 김준일(삼성)이 신인왕 레이스에서 맨 앞으로 치고 나갔고, 김지후(KCC)와 허웅(동부)도 후반기 성적에 따라 충분히 신인왕을 노릴 수 있는 형국이다.

KBL 역대 신인왕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이들의 중간성적표를 깨알같이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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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왼쪽)과 김준일은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시즌 초반이 좋았던 이승현과 3라운드부터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뛴 김준일. '용호상박'이 따로 없다.

1순위: 이승현(22 오리온스) - 29경기 9.3득점, 4.8리바운드(국내 8위), 3점슛 1.4개, 3점슛 성공률 51.25%(1위)
고려대 ‘두목 호랑이’ 이승현은 대학 무대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일찌감치 1순위가 점쳐졌다. 그리고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고양 오리온스가 망설임 없이 이승현을 데려갔다. 고민의 여지가 없는 선택이었다.

“고려대의 두목 호랑이가 아닌 KBL의 두목이 되겠다.”

이승현의 입단 포부였다. 현재 그의 성적은 신인왕을 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사실 1, 2라운드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승현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팀이 1라운드에서 8연승의 호성적을 낼 때도 이승현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내며 신인왕 레이스에서 제일 먼저 앞서나갔다.

1라운드에서 평균 9.3득점 4.4리바운드, 2라운드에서 9.2득점 4.2리바운드로 꾸준한 모습을 보인 이승현은 3라운드 약간 주춤했다. 3라운드에서 평균 7.6득점 5.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이 경기당 2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고전의 이유는 대학 무대와 달리 체격조건이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골밑 싸움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에서는 3번(스몰포워드)과 4번(파워포워드)의 경계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 이승현은 대신 외곽포에서 의외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12월 들어 득점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매 경기 5개 가까운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3라운드 들어 주춤한 팀 성적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루키 이승현의 궂은 역할이 필요하다. 골밑 플레이를 더 많이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만큼 신인왕 타이틀을 위해서는 이승현이 스스로 변화를 택해야 한다.

2순위: 김준일(22 삼성) - 26경기 13.8득점(국내 2위), 3.3리바운드, 1.3어시스트, 0.9블록(8위)
김준일은 현재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선 주자로 평가받는다. 김준일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소속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를 확실히 잡았다.

12월 삼성이 치른 8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리오 라이온스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 기간 김준일이 기록한 득점은 총 134점. 평균 16.7득점에 달하는 기록이다. 국내 득점1위 문태영(모비스)의 17.4점에 근접한 수치다.

김준일은 대학 무대에서 항상 이승현의 뒤에 있었다. 연세대 소속인 김준일은 4차례 정기연고전에서 이승현이 버틴 고려대를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2인자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김준일이다. 하지만 프로무대에서는 오히려 이승현을 앞지르고 있다. 최하위에 처져있는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골밑에서 과감한 플레이를 펼쳐 매 경기 중용되고 있다.

11월 중순 김준일이 폐렴 증상으로 자리를 비운 3경기에서 삼성은 평균 17점차의 패배를 당했다. 김준일의 출전 여부가 팀 성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점이다.

3순위: 정효근(21 전자랜드) - 24경기 4.8점, 2.4리바운드, 0.3어시스트
한양대 출신 정효근은 전체 3순위로 인천 전자랜드의 지명을 받았다. 한양대에서는 주로 파워포워드로 뛰었으나 대경정보산업고등학교 시절에는 포인트가드를 소화했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자원이다.

정효근은 201cm의 신장을 가지고 있어 전자랜드의 약한 포워드진을 강화하기 위한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19.8득점 9.3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할 만큼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던 그다. 현재까지는 그 활약이 미비하지만 유도훈 감독의 믿음 아래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익히고 있다.

또래보다 1년 먼저 프로무대에 뛰어든 만큼 정효근의 성장이 기대되는 바가 크다.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전자랜드로서는 잘한 선택이었다. 다만 이승현과 김준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위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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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근(왼쪽), 김지후(가운데), 허웅은 소속 팀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파괴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잔여 경기 활약에 따라 신인왕도 노려볼 수 있다.

4순위: 김지후(22 KCC) - 27경기 8.1득점, 1.8리바운드, 1.1어시스트, 3점슛 ? 1.6개(6위)
자타공인 대학 최고의 클러치 슈터였던 김지후는 올 시즌 그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당 1.6개의 3점슛을 터뜨려 이 부문 전체 6위에 올라 있다.

시즌 개막 전 FA 최대어 김태술의 영입, 하승진의 복귀, 김민구의 성장 등 여러 가지 긍정 요소가 겹쳐 전주 KCC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음주운전 사고로 이해 김민구가 팀에서 이탈했고 이로 인해 슈팅가드 자리가 사실상 공석이 됐다.

때문에 허재 감독의 김지후 지명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지후는 식스맨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경기당 24분을 뛰면서 8.1득점의 나쁘지 않은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붙박이 주전이 아니라는 점에서 존재감이 그리 크지는 않다.

5순위: 허웅(21 동부) - 21경기 5.5점, 1.3리바운드, 1.6어시스트
신인 드래프트에서 유력한 4순위 후보였던 허웅은 4순위 지명권을 가진 KCC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KCC의 감독은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 허재. 그러나 허웅은 5순위로 동부의 부름을 받으면서 부자 상봉은 이뤄지지 않았다.

허웅은 KT로 떠난 이광재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전력감으로 평가받았다.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동부의 상승세와 맞물려 허웅의 진가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득점은 저조하지만 활동량에 있어서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은 라운드에서 허웅이 조금 더 힘을 낸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동부로서는 그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을 듯하다.

6순위: 김기윤(22 KGC) - 9경기 2.6득점, 0.6리바운드, 1.7어시스트
7순위: 이호현(22 오리온스) - 11경기 1.2득점, 0.5리바운드, 0.9어시스트
8순위: 이현석(22 SK) - 22경기 2.6득점, 1.0리바운드, 0.7어시스트
9순위: 최승욱(21 LG) - 23경기 2.5득점, 0.9리바운드, 0.7어시스트
10순위: 배수용(22 모비스) - 12경기 2.3득점, 1.0리바운드, 0.2어시스트


반환점을 돈 올시즌, 남은 라운드에서 누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 그리고 중요한 참고자료인 팀성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신인왕 판도는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헤럴드스포츠=유태원 기자]

■ 프로농구 역대 신인왕 수상자
주희정(1997-1998 원주 나래)
신기성(1998-1999 원주 나래)
김성철(1999-2000 안양 SBS)
이규섭(2000-2001 서울 삼성)
김승현(2001-2002 대구 동양)
김주성(2002-2003 원주 TG)
이현호(2003-2004 서울 삼성)
양동근(2004-2005 울산 모비스)
방성윤(2005-2006 서울 SK)
이현민(2006-2007 창원 LG)
김태술(2007-2008 서울 SK)
하승진(2008-2009 전주 KCC)
박성진(2009-2010 인천 전자랜드)
박찬희(2010-2011 안양 KGC)
오세근(2011-2012 안양 KGC)
최부경(2012-2013 서울 SK)
김종규(2013-2014 창원 LG)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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