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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지키는 '눈' 갖춰야...미사일 지침 해제도 '희보'
- 미사일 지침 해제라는 희보를 제대로 활용하는 전제조건
- ‘눈’ 없이 ‘주먹’(미사일 타격 능력)을 제대로 쓸 수 있나?

현재 전 세계에서 수백 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직접적이고 지속해서 노출된 유일한 국가는 대한민국이다. 물론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여 정부와 공군은 가능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개발하여 천궁 블록2를 작년에 실전에 배치하는 등, 이제 막 그 역량을 갖추었다.

그러나 스커드 미사일보다 탐지와 요격이 어려운 KN-23·24·25의 ‘신형 정밀타격무기 3종 세트’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 수동적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는 것보다 미사일 발사 전에 움직임을 감시하고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군사작전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고 격멸하는 킬체인 작전과 킬체인이 실패했을 때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미사일로 격파하는 KAMD 작전의 2단계다. 적이 최신예 정밀타격 미사일을 만들어 KAMD의 능력이 약화한 만큼, 역시 핵 위협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핵심역량은 킬체인 작전이다. 그러한 킬체인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드넓게 산개된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공중에서 지상을 드넓게 감시하는 첨단 레이더 없이는 불가능하다.

한반도에는 미사일 위협이 있을 때마다, 조인트 스타즈(Joint STARS)로 알려진 미군의 지상 이동표적 감시기가 투입된다. 이 기체는 적 지상군의 이동을 원거리에서 레이더로 탐지하는 ‘하늘의 지상감시레이더’다. 미군은 이미 1970년대 중반 ‘페이브무버’라는 지상탐지용 합성개구레이더를 개발해서 ‘태싯 블루’라는 스텔스 시험비행 항공기에 장착하고 1985년까지 운용하면서 그 성능을 검증했다.

조인트 스타즈는 애초에 소련의 대규모 전차부대 침공을 탐지하는 용도였지만, 냉전이 끝나면서 새로운 역할을 찾았다. 1991년 걸프전에서 이 항공기는 단순히 이라크군이 지상 작전을 감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전쟁에서 가장 커다란 골칫거리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바로 이라크군의 스커드 미사일 공격을 사전에 탐지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이었다. 드넓은 적지형에서 미사일 발사차량을 족집게처럼 찾아내는 임무는 수많은 미군 정찰기 가운데 오직 조인트 스타즈만이 할 수 있는 임무였다. 그러나 조인트 스타즈는 중고 보잉 707 항공기를 개조하여 만들어진 탓에 이제 기체의 운용한계에 다다른 상태이다.

조인트 스타즈 다음으로 활약한 기체는 영국공군이 운용한 센티넬 R1이다. 공중원격레이더(ASTOR·아스터)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한 이 기체는 2008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선에 투입되어 지상의 적을 족집게처럼 찾아냈으며, 특히 2011년 리비아 내전에도 투입되어 영국군에게 전장 정보를 생생히 전달했다. 2014년에는 나이지리아에서 테러 단체 보코하람이 납치했던 223명의 여학생을 행방을 찾는데 큰 활약을 했다. 또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IS 지상 병력을 탐지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테러범을 제압하는 데 기여했다. 센티넬은 전투뿐만 아니라 인명구조에서도 활약하여 남부 잉글랜드 홍수 사태 당시 피해 상황을 조망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질적 예산 부족에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임무가 없어지자 영국 정부는 군의 반대에도 센티넬을 퇴역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지상 감시 임무가 절실한 대한민국은 여전히 미국의 낡디 낡은 조인트 스타즈에 탄도미사일 감시 임무를 맡기고 있다. 물론 우리 군도 합동 이동 표적 감시통제기라는 사업명으로 이러한 기체를 도입하고자 하고 있다. 아무리 글로벌 호크와 같은 무인기가 있더라도, 사람이 탑승하여 전장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전장관리 지휘통제(BMC2) 기능을 갖춘 항공기에는 비할 수 없다. 특히 산악지대가 많은 한반도의 지형 특성상, 산맥의 틈새에 구석구석 숨어 있는 미사일 발사대를 효과적으로 찾아내어 BMC2로 즉각적으로 부대에 임무를 하달할 수 있는 기체는 결심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관건인 미래전에서는 핵심적인 역량이 된다.

현재는 이렇게 중요한 임무를 미군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따라서 독자적인 킬체인 작전 수행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스스로 운용할 수 있는 전장 감시 항공기를 반드시 확보해야만 한다. 핵과 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것이 우리 국방의 최우선 순위라면 우리 군이 스스로 운용할 전장 감시 항공기의 도입은 전작권 전환의 필수조건이자 핵심과제이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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