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사드 놓고 눈치게임…정부 실제 대응 나서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놓고 한국과 중국 간의 고도의 눈치게임이 연출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은 사실상 비공식 보복조치로 대응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한류 연예인 방송출연을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을 비롯해 현지에 진출한 롯데에 전방위적 세무조사, 단체 관광객 규제를 염두에 둔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보조급 지급 제외 등 다양한 보복조치가 이뤄졌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쿵쉬안유(孔鉉佑) 부장조리(차관보급)는 4일 송영길 의원 등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7명과 만났다. 이날 쿵 부장조리는 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대한다며 한한령(限韓令ㆍ한류 규제 조치)은 국민감정에 따른 조치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보복조치를 시인한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지난 2일 기자들에게 “(중국 보복조치에 대해) 이미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 내에서 필요한 검토를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상대방이 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의도와 성격 분석을 해야 할 것이고, 거기에 맞춰 필요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외교가 안팎에서는 정부가 이미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에 대비해 제한적 수준이지만 선택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담은 리스트를 완비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다만 대응카드를 실제로 꺼낼지, 꺼낸다면 어떤 시점에 꺼낼지 등 선택의 문제가 남아있다.

또 정부의 대응카드가 실효적이냐는 문제도 남아있다. 대외무역 의존도가 절대적인 중국과의 전면전을 불사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대응방안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중국의 특정 대상을 표적으로 하는 비자발급 제한 조치 등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중간 여러 교류프로그램 가운데 그동안 중국 측에 상대적으로 혜택이 많았던 프로그램 중단 등도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현재 중국은 잇따라 조치를 취하면서도 ‘사드 보복’을 천명하고 있지는 않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5일 “한국이 사드배치를 안하면 핵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는데 이 얘기를 중국에 하면 중국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사드배치를 철회시키려면 사실상 미국과 얘기를 해야 하지만 “강력하게 우회적으로 그런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고 분석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한중관계를 파국으로 몰지 않겠다는 것이고, 사드 너머의 한중관계를 고려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잇따른 압박조치를 통해 한국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안정성과 맞물려 차기 정부에서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거나 최소한 연기하도록 하는 것이 중국의 목적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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