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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치열한 심리 묘사 ‘진범’, 후반 떨어지는 긴장감은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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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진범'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진범’은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인물들의 심리를 초반에 세밀하게 묘사해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뻔한 설정으로 수습하려 해 신선함을 잃는다.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 영훈(송새벽 분)과 용의자의 아내 다연(유선 분)이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그날 밤의 진실을 찾기 위한 공조하는 내용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아내를 죽인 진범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은 내던진 영훈과 남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발버둥치는 다연, 여기에 그날 밤 그들을 지켜 본 뜻밖의 목격자 상민(장혁진 분)까지. 목적이 서로 다른 세 인물이 펼치는 고도의 심리전이 영화 전체의 서스펜스를 좌우한다.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또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추리를 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서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던 영훈과 다연이 상민의 말에 흔들리는 모습이나 사소한 거짓말이 드러나며 서로에게 의심을 품는 등 사소한 균열이 어떻게 큰 파문을 일으키는지 세밀하게 그려져 몰입도를 높인다. 세 인물 사이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꽤 긴 시간 유지돼 한 편의 완성도 높은 심리극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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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진범' 스틸



벼랑 끝에 내몰린 다연을 절절한 감정 연기로 표현한 유선과 아내가 죽고 삶의 의미를 잃은 영훈의 황폐함을 담담하게 그린 송새벽이 보여주는 연기의 완벽한 조화가 치밀한 심리극의 묘미를 살린다.

그러나 한정된 공간과 시간, 세 인물의 줄다리기는 초반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는 핵심 역할을 했지만 영화 전체를 끌어가기에는 부족하다. 반복되는 의심과 진실 게임에 영화 중반부터는 지루해진다.

초반 펼쳐놓은 이야기들을 중반 이후 회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생기는 반전들이 익숙해서 충격을 주지 못한다. 특히 그들이 치정으로 얽히고설켰다는 식상한 설정이 드러나면서부터는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던 장점마저 빛을 잃게 된다.

영화가 진범을 찾기 위해 달리지만, 막상 진짜 범인을 찾은 이후에도 사건이 속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아 찜찜함을 남긴다. 결말에 대한 호불호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반 촘촘한 스릴이 빛났기에 후반부 무너진 긴장감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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