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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잇 수다] 50% 목전 ‘하나뿐인 내편’, 독이 든 성배를 쥔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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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하나뿐인 내편’, KBS가 독이 든 성배를 들어올린 모양새다.

11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방송한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102회가 전국 시청률 49.4%를 나타냈다.(이하 동일 기준) ‘하나뿐인 내편’ 자체 최고 기록이다.

‘하나뿐인 내편’ 102회는 주인공 강수일(최수종)이 ‘살인자’ 누명을 벗으며 마무리됐다. 이로써 수일과 딸 도란(유이)의 앞날에 대해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높였다. 이에 최종회가 방송되는 차주, ‘하나뿐인 내편’이 50%의 시청률을 넘기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예측이 들어맞는다면 KBS에서는 ‘제빵왕 김탁구’(2010) 이후 9년 만에 히트작을 갖게 되는 셈이다.

50%’가 꿈의 시청률로 통하는 데는 최근의 드라마 시청 환경이 크게 작용한다. 방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늘면서 TV 시청률 전체 파이가 줄어든지 오래인 데다, 억대 제작비와 톱스타 캐스팅을 앞세운 비지상파 오리지널 드라마도 쏟아지는 탓에 비교적 주제 선정과 제작 환경에 제약이 큰 지상파 드라마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 안방극장에서 KBS의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는 배경이다.

주말에 ‘하나뿐인 내편’이 있다면 평일에는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가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덕분이다. ‘왜그래 풍상씨’는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 20.4%를 기록했다. 현재 방영 중인 미니시리즈 중 최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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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그러나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의 흥행을 KBS의 성공으로 평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두 드라마가 이른바 ‘막장극’의 공식을 철저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드라마를 표방, 시청자가 잊고 살던 휴머니즘을 일깨워주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이지만 실상은 막장 드라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나뿐인 내편’은 개연성 없이 반복되는 자극적인 사건들과 빠른 전개 속도로 시청자들의 중간 유입이 용이한 동시에 허점도 많다. 특히 ‘하나뿐인 내편’은 극 중 치매 환자인 박금병(정재순) 캐릭터를 소비하는 방식, 나홍실(이혜숙)이 아들 장고래(박성훈)를 동성애자로 오해해 김미란(나혜미)과 결혼시키는 에피소드 등으로 인해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공영방송 드라마로서 반드시 비판받아야 할 지점이다. 게다가 종영까지 한 주만을 남겨둔 이 시점, 벌려 놓은 사건에 비해 제대로 수습된 부분이 적다는 데서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막장극 대모로 통하는 문영남 작가의 ‘왜그래 풍상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왜그래 풍상씨’는 책임감이 투철한 맏이 이풍상(유준상)과 철부지 동생 넷으로 이뤄진 오남매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이 중반부에 접어들며 죽을 병에 걸린 풍상이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풍상이 한 평생 뒷바라지해온 동생들은 도움이 되지 못하고, 결국 풍상의 아내 간분실(신동미)이 제 간을 내놓게 됐다. ‘왜그래 풍상씨’는 착한 주인공에게 희생과 용서를 강요하는 고리타분한 가치관에 갇혀버렸다.

KBS는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의 흥행을 통해 딜레마에 빠졌다. 시청률로 대비되는 성적표를 위해 드라마를 만들 것인가, 작품 바깥에서 들려오는 비판의 소리에 귀 기울여 유의미한 드라마를 만드는 데 다시 노력을 기울인 것인가에 대해서다. 이 시간에도 여러 채널과 제작사에서는 그간 국내에서 보지 못했던 장르와 스토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공영 방송사로서 KBS가 현명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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