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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보고서] 리얼리티 찾던 ‘빅이슈’, 비주얼만 그럴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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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빅매치'의 포부는 남달랐다. 파파라치와 기자, 편집장 등이 있는 업계를 신선하면서도 사실적으로 파헤치겠다고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뚜껑을 연 '빅이슈'는 비주얼만 살린 속빈 강정이었다.

지난 6일 오후 첫 방송한 SBS 새 월화드라마 ‘빅이슈’(극본 장혁린, 연출 이동훈)는 한 장의 사진으로 나락에 떨어진 전직 사진기자 한석주(주진모)와 그를 파파라치로 끌어들이는 악명 높은 편집장 지수현(한예슬)이 펼치는 은밀하고 치열한 파파라치 전쟁기다.

이 드라마가 내세운 점은 두 가지다. 새로운 직종을 다루는 데서 오는 흥미와 현실적인 그림을 통한 리얼리티다. 하지만 드라마는 영화 같은 다이내믹함을 추구한 나머지 두 요소를 모두 놓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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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화면 캡처)



■ 스토리

이날 방송에서는 한석주와 지수현의 그리 달갑지 않은 인연이 그려졌다. 지수현은 기차 VIP 객실에서 벌어지는 유명 아이돌의 도박 현장을 몰래 촬영하기 위해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는 한석주에게 사고로 오지 못한 파파라치를 대신해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를 수락한 한석주는 사진을 건지기 위해 질주하는 기차 위에서 사투를 벌였지만 결국 강물 속으로 빠졌다. 그리고 의식을 잃어가며 과거를 회상했다.

회상 신에서는 한석주가 김원장(조덕현)이 배우 오채린(심은진)에게 불법으로 주사를 투여해 성추행을 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도했다. 앞서 김원장은 한석주의 딸 치료를 빌미로 한석주의 아내 배민정(최송현)을 협박했고, 이에 배민정은 한석주의 보도를 막으려 했다. 그런 가운데 지수현은 한석주가 터뜨린 특종으로 인해 최대의 광고주 김원장을 놓쳤다. 이에 그는 오채린의 인터뷰를 위해 그의 집 앞 현장에 나갔다가 굴욕적인 대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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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제공)



■ 첫방 업&다운

UP: ‘케이퍼(범죄물) 무비 스타일 장르’를 추구한다는 작품답게 첫 장면부터 드라마틱했다. 앞으로의 전개의 단초가 될 이야기는 충분히 호기심을 자아냈다. 묵직하게 다운된 영상미, 세련된 삽입음악 등은 기존 드라마 톤에서 벗어난 모양새였다.

노숙자로 분한 주진모에게도 어색함은 없었다. 그는 비주얼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의기소침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살아있는 눈빛을 발산했다. 한예슬 또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줄곧 맡아왔던 데 반해 도도하고 날카로운 인상을 가지고 있어 카리스마 넘치는 지수현 역할과도 잘 어울렸다.

DOWN: 하지만 그 뿐이다. 한예슬이 캐릭터를 담백하게 살리지 못하고 ‘설정’처럼 느껴지게 만든 지점도 분명히 있다. 지나치게 표정을 많이 쓰고 똑부러지지 못한 발음과 대사톤을 써 냉철한 이미지와 어긋나 보여서다. "그 친구들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찍어주면 된다" "우리가 일행일까요?" 등 구어체에서 거리가 먼 대사 또한 현실성이 부족하다.

더 나아가 ‘영화다운’ 작품의 한계는 사실 소재 그 자체에서 다가온다. 기차에서 도박을 하고 이를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뒤를 쫓는 비밀스러운 사람들, 아울러 현실과 정의 중 후자를 선택해 죽을 위기에 놓인 이까지. 이미 다수의 작품에서 많이 봤던 요소들이다. 특히 ‘도박’이라는 요소가 많은 작품에서 차용된 소재이기 때문에 더욱 흔하게 느껴진다. 즉 ‘빅이슈’의 출발은 흥미로웠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시작점은 아니었다.

특히 한석주와 지수현이 처음 만나 거래를 하는 장면에서 쓸데없는 긴장감으로 시간을 끌지 않았던 점이 괜찮았지만 그뿐이었다. 한석주가 기차에서 대치하는 장면이 6분가량 지속된 데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장면의 필요성보다 ‘긴장감’에만 치중한 결과다. 어색한 CG 등과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점 또한 ‘리얼리티’와는 멀었다. 게다가 과거 회상신이 1, 2회 중 2회 대부분을 연속적으로 차지하는 구성은 지루함을 자아냈다.

분위기가 아무리 영화 같은 비주얼을 자아낸다고 한들 드라마의 핵심인 전개에 차별성이 없다면 빛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다행히 ‘빅이슈’는 단순히 도박을 소재로 하는 등의 이야기가 아님을 예고한 상황. ‘파파라치’ ‘사진’과 같은 색다른 요소를 앞으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긴박감 넘치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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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제공)



■ 시청자의 눈

시청자들 또한 '빅이슈'의 동떨어진 현실감, 그리고 긴박감을 잘 활용하지 못한 것을 지적했다. 기차신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다. 시청자들은 “달리는 기차 위 너무나 평온한 머리카락과 움직임에 놀랐다” “기차 신에서 채널 돌렸다. 현실성이 없다” 등 입장을 내놨다. 긴장감이 넘쳐 다음 회가 궁금해져야 하는 상황 속 “지루하다”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흥행 가능성

현재 수목극 1위를 지키고 있는 작품은 KBS2 ‘왜그래 풍상씨’다. 문영남 작가의 작품으로 최고 시청률 20%를 돌파한 인기 드라마. ‘빅이슈’가 첫 방송을 한 날에는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이하 동일) 15.2%, 18.1%를 차지했다.

‘빅이슈’는 4.1%, 4.8%로 출발했다. 전작 ‘황후의 품격’이 두 자릿수 시청률로 종영한 데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또한 4%대 시청률은 위로 올라갈 가능성도,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도 모두 지니고 있는 기준점.

다만 지상파 3사 중 꼴찌 성적은 아니다. 또 다른 경쟁작 MBC ‘봄이 오나 봄’은 여전히 1~2%에 머물고 있고, 또 지난 6일에야 자체 최고 시청률 3.3%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청률 2위를 차지한 ‘빅이슈’에게는 중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아울러 ‘왜그래 풍상씨’는 오는 14일 종영을 앞두고 있어 ‘빅이슈’의 반전을 노려볼 만 하다.

그런가 하면 KBS의 후속작은 메디컬 드라마인 ‘닥터 프리즈너’다. 이 드라마와 ‘빅이슈’는 다른 소재를 다루지만 모두 긴장감을 자아내는 장르다. 이에 추후 펼쳐질 두 작품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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