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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도어락’ 추천 쉽지 않은 ‘극한 현실’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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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추천하기 쉽지 않은 영화가 나왔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에겐 더 어렵다.

‘도어락’은 1인 여성가구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로 경민(공효진)의 원룸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페인 영화인 ‘슬립 타이트’(Sleep tight)를 원작으로 했다.

원작과 달리 ‘도어락’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적절하게 담아냈다. 늘어가고 있는 1인 가구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들였고 이들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공포에 파고들었다. 영화는 늦은 밤 엘리베이터에 남성과 단둘이 타야 하는 상황, 도어락 문이 올라가 있고 집 앞에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겐 공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인간적 호의를 혼자 착각하고 강압적으로 애정공세를 펼치는 남성, 공포에 떨어 신고를 해도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해줄 게 없다며 2차 가해를 하는 무능한 경찰, 비정규직 문제 등 뉴스를 옮겨왔나 싶은 이야기가 ‘도어락’ 속에 섞여있다.

현실 스릴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작은 부분까지 현실과 다르지 않게 구성했다. 혼자 사는 여성이 집에 남성 신발, 속옷을 세팅하고 있거나 범인의 집을 들이닥칠 때도 전화를 하면서 들어가는 등 설정에서 디테일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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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적 공포를 더 극대화 시킨 것은 일상에서 볼 법한 캐릭터인 경민을 탄생시킨 공효진이다. 경민은 지극히 평범하고 소극적인 인물로 관객 입장에서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벌어졌을 때 여성이 신체적으로나 사회 시스템을 통해 대응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공효진은 러블리한 이미지를 벗고 경민의 초조함과 긴장감을 얼굴, 목소리에 담아낸다. 그나마 경민이 동료인 효주(김예원)가 고구마 같은 부분을 상쇄시켜줘서 다행이다.

간접 경험을 통해서 공포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도어락’은 스릴러로서 제 역할을 해준다. 다만 연출력은 아쉽다. 사건 자체가 가지는 공포와 긴장감으로 중반까진 잘 달렸지만 후반부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은 촘촘하지 못하다. 반전에 대한 압박 때문인지 이야기는 늘어지고 힘을 잃었다.

경민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도어락’에서 가장 판타지스러운 부분이다. 그리고 그 표현 수위가 꽤 세다. 감정으로 치닫는 스릴러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후반부를 두고 분명하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도어락’은 15세 관람가로 5일 개봉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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