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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읽기] 케빈오 ‘연인’ 흘려보내긴 아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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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오(사진=소니뮤직)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케빈오의 ‘연인’은 한여름 내리는 소나기 같다. 수많은 감정들이 우수수 쏟아지면서도, 멍한 감상에 젖게 한다.

케빈오의 ‘연인’은 연인과의 사랑에 위기를 직면하고 위태로운 찰나의 순간을 담은 곡이다. 쉽게 말해 이별 노래다. 주제에서부터 느껴지는 무거운 분위기는 곡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다. 슬프지 않은 이별 노래는 없지만, 여운을 남기는 이별 노래는 흔하지 않다. ‘연인’은 후자 쪽에 가깝다. 여운이 짙고, 그래서 한번 흘려듣긴 아깝다.

또 그의 노래는 뻔하지 않다. 지난해 발매한 ‘알아줘’나 ‘스타더스트’(Stardust)를 들어보면 감각적이면서 신선한 느낌이 강하다. 마냥 대중적이진 않지만 제 목소리의 매력을 충분히 담아낸 노래들이다. 이번 ‘연인’은 보다 발전적이다. 대중성까지 아울렀다. 여기에 서정적 가사와 멜로디는 묵직한 분위기를 이끈다. 곁들여지는 케빈오의 목소리는 ‘슬픔’이란 감정에 빨리 도달하게 한다. 그의 목소리엔 감정의 주체를 본인이 아닌 청자로부터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케빈오는 본지에 "이번 곡 같은 경우는 평소 해보지 않았던 발라드 장르를 시도했다. 새 장르를 시도해보면서 내가 이때까지 나만 좋아하는 장르만 시도해보지 않았나는 반성을 하게 됐다. '연인'을 작업하면서 많은 발라드를 들었는데 정말 좋은 곡이 많은 걸 알게 됐다. 음악에 대한 틀을 한번 깨는 과정이었다"며 "'연인'은 꼭 헤어진 뒤에 슬픔을 느끼기보다는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느낄 때 더 허무하고 슬프게 다가온다. 이번 곡에는 그런 슬픔과 허무함이 포인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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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오(사진=소니뮤직)


뮤직비디오 구성도 눈길을 끈다. 케빈오가 직접 연기한 점도 눈 여겨볼 만하지만 두 주인공의 형태가 기존의 뮤직비디오들과는 다르다. '연인' 속 두 주인공은 모두 남자다. 두 주인공 사이 특별한 스킨십은 없지만 묘한 감정선을 이끌어 간다. 실제 뮤직비디오 공개 직후 동성애 코드를 담아낸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상당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케빈오는 "친구에게 위로 받는 얘기를 그려내고 싶었다. 보통 우리가 흔히 이별을 할 때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나 그날 저녁에 술 한잔 한다던지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는 일이 흔하다. 그러한 순간을 영상으로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분을 떠나서도 '연인' 뮤직비디오는 하나의 작품처럼 존재한다. 받쳐주는 영상미는 뮤직비디오라는 틀 이상으로 감각적이다. 여기에 더해진 섬세한 연출은 곡에서 연상되어지는 것 이상의 여운을 자아낸다.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애초 하나로 존재했던 것처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케빈오가 엠넷 '슈퍼스타k7'에 출연했을 당시 심사위원이던 김범수는 그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감동을 넘어 충격받았다. 덕분에 음악적으로 틀을 깼다"고 말이다. '연인'을 듣고 있자니 이 말이 다시금 겹쳐진다. 그의 음악적 방향은 수년전부터 현재까지 발전적 활로를 그린다. '연인'이 이 과정의 노력을 증명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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