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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백] 추억의 공포 드라마 ② ‘M’·‘구미호: 여우누이 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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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M' KBS '구미호: 여우누이뎐'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무더운 날씨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시원한 에어컨이나 계곡에서 즐기는 수박, 여름휴가 등이다. 이뿐만 아니다. ‘납량특집’이라는 타이틀로 안방극장에 오싹함을 안긴 공포 드라마도 그리워진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이면 방송사마다 공포 드라마를 편성,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에 추억의 공포 드라마를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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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 ‘M(엠)’

MBC에서 1994년 8월 한 달간 선보였던 10부작 납량특집 드라마다. 단순한 공포 드라마가 아니라 당시 사회 문제 중 하나였던 낙태를 소재로 다뤘다는 점에서 파장이 상당했다. 국내 메디컬 스릴러 장르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전까지 청순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심은하를 톱스타 반열에 들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M’은 낙태당한 아이(가칭 M)의 기억분자가 낙태수술을 앞둔 산모의 몸에 들어가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때 M의 기억분자가 비상한 힘을 발휘하며 낙태를 막았다. 그리고 태어날 아이의 몸에 옮겨갔다. 그렇게 태어난 이가 바로 주인공 박마리(심은하)라는 설정. 두 인격이 혼재하게 된 마리는 본능적으로 낙태를 혐오하며 이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여기에 마리와 M이 각각 사랑한 송지석(이창훈) 김은희(김지수)와의 로맨스가 얽히며 복합 장르 드라마를 완성했다.

특히 화제를 모았던 것은 CG(컴퓨터그래픽)효과다. M의 인격이 나타날 때마다 마리의 눈이 초록색으로 변한 것. 또 목소리도 저음으로 바뀌었다. 이 같은 연출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극강의 공포를 안겼다. 이후 ‘M’의 녹안과 음성변조는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공포 드라마 연출의 대표 격으로 떠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스산한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OST들도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낙태를 전면에 내세우며 문제작이 됐다.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낙태가 비일비재했던 당시, 사회에 돌직구를 던진 드라마라는 점에서 ‘M’이 갖는 의의가 남다른 것. ‘M’ 방영내내 종교·인권단체 등에서 낙태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오갔다. 공포 드라마로서의 재미와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메시지를 다 갖춘 덕분에 시청률도 소위 '대박'을 기록했다. 평균 시청률은 38.6%, 최고 시청률은 무려 52.2%까지 치솟았다. 국내 역대 공포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인기가 워낙 뜨거워 종영 후, 같은 해 추석 연휴에 재방송되기도 했다. 이후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소설이 출간되는가 하면 비교적 최근인 2014년까지도 MBC 계열 케이블채널에서 재방송을 내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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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방송화면)



■ ‘구미호: 여우누이뎐’

2010년 여름 방송한 KBS 16부작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2009 극본공모 우수작을 토대로 만든 드라마다. 우리에게 친숙한 귀신(?) 중 하나인 구미호와 모성애를 결합한 이야기로 공포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제는 어엿한 성인 연기자가 된 김유정과 서신애의 어릴 적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인간과 결혼해 10년을 산 구미호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을 기본으로 한다. 주인공 구산댁(한은정)은 남편의 배신으로 인간이 될 기회를 놓친 구미호다. 구산댁은 반인반수 딸 연이(김유정)와 함께 윤두수(장현성)의 집에 머물게 된다. 윤두수는 연이가 아픈 딸 초옥(서신애)을 살릴 비방이라는 말을 듣고, 연이의 간을 초옥에게 먹인다. 그러나 이 때문에 연이의 혼이 초옥에게 깃들며 혼란이 시작된다.

국내 드라마 특유의 서정성이 잘 반영된 공포물이라 할 수 있겠다. 구미호의 모성애를 강조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그런가 하면 인간과 다를 것 없는 심성을 지녔지만 ‘보통’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신과 차별을 당하는 구산댁의 모습으로 우리 사회 소수자들을 대변하기도 했다. 극을 이끈 한은정은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서구적인 외모에서 비롯된 도회적인 이미지를 뒤집을 만큼 폭발적인 감정 연기로 호평을 들었다. 또한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김유정과 서신애는 똑부러지는 연기로 감탄을 자아냈다.

당시 첫 방송 시청률 7.3%로 출발해 최고 시청률 13.1%까지 기록했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입소문을 탄 것. 한은정의 구미호 분장과 김유정의 여우 분장도 화제를 모았다.

그런 한편 ‘표절작’이란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구미호: 여우누이 뎐’은 최종회를 통해 KBS ‘전설의 고향’ 임충 작가의 구미호 편(1997년)을 모티브 삼았다고 명시했으나 한국방송작가협회는 1회본 일부가 상당히 유사하다며 이를 표절로 봤다. 결국 극을 집필한 오선형·정도현 작가가 1년간 회원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연출의 이건준 PD는 “표절이 아니라 오마주”라는 입장을 내놨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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