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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보고서] ‘미스 함무라비’ 현실과 이상의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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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JT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연출 곽정환)가 지난 21일 베일을 벗었다. 동명 소설 원작자인 문유석 판사가 작가로 나선 만큼 고증을 제대로 한 법원 풍경이 현실감을 높였다. 고아라·김명수(인피니트 엘)·성동일 등의 통통 튀는 캐릭터가 재미를 선사했다. 재미와 의미를 다 잡는 법정물의 탄생을 기대해볼 만하다.

■ 스토리
‘미스 함무라비’는 이상주의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현실주의 엘리트 판사 임바른(김명수), 악의 없는 꼰대 부장 판사 한세상(성동일)이 민사 44부 재판부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1회는 고교 시절 선후배였던 바른과 차오름의 민사 44부 출근 첫날을 따라갔다.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판사지만 아버지 빚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에 의지하는 바른의 현실적인 삶, 출근길 지하철에서 자기 방식으로 ‘진상 승객’들을 퇴치하고 성추행 피해자의 옷차림을 지적한 세상을 골탕 먹이기 위해 히잡을 입고 나타나는 차오름의 ‘사이다’ 행보가 공감과 통쾌함을 선사했다. 1회 말미 아들이 의료사고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할머니의 사연에 바른과 차오름이 정반대의 의견으로 대립하면서 본격적인 전개를 예고했다.

■ 첫방 업&다운
UP:
현직 판사가 직접 쓴 이야기답게 고증이 제대로 됐다. ‘구청은 해주는데 왜 법원은 안 해주냐’며 억지 부리는 시민부터 정리되지 않은 서류를 증거로 제출하며 ‘판사님이 알아서 해 달라’고 요구하는 시민까지, 민사 재판장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유형의 시민들을 생생하게 그렸다. 여기에 ‘막말 재판장’ 세상, ‘원조 싸가지’ 바른, ‘신입 또라이’ 차오름은 물론, 처세술에 능한 판사 정보왕(류덕환), 알파고 급 업무 처리 능력을 자랑하는 속기 실무관 이도연(이엘리야)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극적 재미를 더했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제 옷을 입은 듯했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열혈 판사 차오름을 소화한 고아라는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1회의 중심이었던 김명수도 제법 존재감을 과시했다. 성동일은 생활 밀착형 연기로 극의 웃음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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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방송화면)


DOWN: 1회 초반부가 바른과 차오름의 과거, 현재를 오가며 흥미를 자아낸 데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교훈 전달의 인상이 짙어졌다. 차오름과 바른이 ‘판사의 존재 이유’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나, 차오름이 법원 앞에서 시위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쏟는 장면 등이다. 특히 후자에서 차오름은 할머니가 정상이 아니라는 바른을 냉혈한으로 몰았다. 그러나 바른은 전날 할머니에게 ‘정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가 뺨을 맞았었다. 약자가 곧 정의는 아니다. ‘미스 함무라비’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1회는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면, 2회부터는 사건의 전개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 시청자의 눈
“작가가 현직 판사라 현실감이 넘친다” “대사가 현실적이다” “법조계 종사자인데 극 중 상황을 최근에 직접 겪었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몰입이 잘 된다” 등 ‘미스 함무라비’의 현실성을 칭찬하는 시청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고아라, 김명수 비주얼도 좋고 연기도 좋다” “고아라는 ‘응사’를 넘어서는 캐릭터가 나올 것 같다” “김명수 연기가 많이 늘었다” 등 두 주연 배우의 호흡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반면 “요새 법정 드라마가 유행인가” “지루하다” “캐릭터는 호감인데 내용이 뻔하다” 등의 지적도 있다.

■ 흥행 가능성
1회는 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 시청률 3.7%를 기록했다. 전작 ‘으라차차 와이키키’ 종영 후 한 달 이상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으라차차 와이키키’ 최고 시청률 2.2%를 1.5%P나 앞선 기록이라 고무적이다. 그런 한편, 현재 방영 중인 MBC ‘검법남녀’ tvN ‘무법변호사’ 등의 법정 드라마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규모가 큰 사건·사고나 정치적 구성을 배제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다루겠다는 ‘미스 함무라비’만의 차별성이 더 뚜렷하게 그려져야 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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