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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레이더] ‘세이수미’ 들으러 바다에 가자
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막상 다가서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가수였는데 그들에게 다가설수록 오히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B레이더]는 놓치기 아까운 이들과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갑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금주의 가수는 세이수미(Say Sue M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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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수미(사진=일렉트로 뮤즈 제공)



■ 100m 앞, 해외가 먼저 주목한 세이수미


세이수미는 최수미(보컬, 기타), 김병규(기타), 하재영(베이스), 김창원(드럼) 4명으로 이뤄진 밴드다. 2012년 부산 남포동에서 차와 맥주를 섞어 마시다가 밴드를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원년멤버 강세민이 사고로 인해 병상에 눕게 되면서 김창원이 새 드럼 멤버로 들어왔다. 이들을 상징하는 단어는 ‘바다와 맥주’다. 지역 기반 밴드가 그리 많지 않은 요즘 가요계에서 세이수미는 광안리 바다에서 맥주를 마시고 근처 작업실에서 노래를 만든다.

세이수미는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보석이기도 하다. 이들은 2017년 영국 인디 레이블 댐나블리(Damnably)와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K-POP 해외 쇼케이스 ‘코리아 스포트라이트 @SXSW(Korea Spotlight)’에 참여했다.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투어도 도는 중이다. 엘튼 존, DJ 돈레츠, 한국계 미국밴드 심(Seam)이 언급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이정도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세이수미는 오는 13일 정규 2집 앨범 ‘웨어 위 워 투게더(Where We were together)’를 발매한다. 미니앨범 ‘빅 서머 나잇(Big Summer Night)’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발매되는 이 앨범에는 강세민과 함께 작업한 곡들도 수록돼 있다. 이 앨범은 또 음악시장에 어떤 파동을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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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이수미 정규 1, 2집 커버)



■ 70m 앞, 대표곡 ‘One Week’

정규 1집 앨범 ‘위브 소버드 업(We’ve sovered up)’ 타이틀곡이다. 세이수미가 바깥으로 나온 첫 곡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세이수미 초창기의 정돈되지 않은 자유로움이 묻어나 흥미롭기도 하다.

‘원 위크’는 이후 나온 다른 타이틀곡 ‘서머 나잇’보다는 좀 더 들뜬 뉘앙스다. ‘서머 나잇’이 안정적인 흐름으로 나아가면서 밀고 당기는 리듬으로 변주를 준다면, ‘원 위크’는 보다 직접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노래의 멜로디는 딱딱 떨어지지만 사운드 자체가 강렬해 세이수미가 지향하는 이미지를 눈앞에 바로 가져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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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이수미 SNS)



■ 40m 앞, 뜨거운 바다를 즐기는 ‘여름의 멋’

서프(Surf) 성향의 록을 연주하는 밴드답게 ‘뜨거운 바다’ 같은 노래의 연속이다. 후덥지근한 날씨 속 뜀박질을 하다가 청량한 바다에 뛰어드는 기분을 들게 한다. 때로는 작열하는 태양 같기도, 때로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모래사장 같기도 하다. 많은 가수들이 노래한 여름 시즌송이나 시원한 멜로디 혹은 밤해변의 잔잔함과는 결이 다르다. 세이수미는 밴드만이 낼 수 있는 열정 가득한 바다를 노래한다.

세이수미의 노래에는 90년대 빈티지한 감성이 살아있다. 특히 정규 1집 앨범 ‘위브 소버드 업’은 합주실에서 녹음한 만큼 그 느낌이 더욱 직접적이다. 헤비한 음악보다 자유롭게 고개를 까딱이거나 몸을 흔들거리게 만드는 편한 느낌의 록을 좋아한다면 분명 마음에 들 사운드다. 여기서 ‘편안함’이란 가벼운 뉘앙스의 팝이란 뜻은 아니다. 맥주 몇 잔 마시고 살짝 알딸딸한 기분으로 나를 구속하는 것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미니앨범 ‘빅 서머 나잇(Big summer night)’은 여름 시즌에 맞춰 낸 만큼 세이수미만의 바다가 넘실댄다. 여섯 트랙을 순서대로 듣고 있자면 마치 노이즈 가득한 옛날 브라운관에서 흘러나오는 청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하다. 배경은 외국 해변이다. 경쾌한 무드를 기반으로 하는 노래들은 북적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여름을 즐기는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비록 몸이 끈적거릴지라도 선글라스를 쓴 채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여름의 멋’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가득한 해변이다.

그러니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바다로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세이수미를 들으면 바다가 생각나서가 아니라, 바다에서 꼭 세이수미를 들어야 완벽할 듯 하다.

■ 드디어 세이수미, 추천곡 ‘Say Sue Me’

‘Say Sue Me’ : 정규 1집 앨범 수록곡. ‘팀명과 동명의 곡이기 때문에 이들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와 같은 이유로 이 노래를 추천하는 건 아니다. ‘웬 아이 퀴트 디스 잡(When I quit this job)’로 시작되는 후렴구에서 고저 없는 음으로 읊조리듯 부르는 보컬과 그 뒤에 깔리는 합창 코러스는 단번에 90년대 해변으로 이끄는 마성의 포인트라 빠져들 수밖에 없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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