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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레이더] 모브닝, 청춘과 함께 자라나는 밴드

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막상 다가서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가수였는데 그들에게 다가설수록 오히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B레이더]는 놓치기 아까운 이들과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갑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금주의 가수는 모브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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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브닝(사진=슈가레코드 제공)


■ 100m 앞, 경연 통해 본격 행보 시작한 모브닝


오랜만에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가 등장했다. 모브닝은 강하림(보컬/피아노), 임준혁(드럼/퍼커션), 황인규(베이스/신시사이저) 세 명으로 구성된 밴드다. 세 사람은 초등학생 때부터 동네 친구로 지내온 사이다. 2016년 첫 번째 싱글 ‘라이프 이즈 어 레인보우(Life is a rainbow)’로 데뷔했다. 이후 ‘인디스땅스 2017’에서 경연을 펼치며 TOP 5까지 올랐다. 그 사이 모브닝은 싱글 ‘터닝 라이트(Truning light)’, 미니앨범 ‘M’ 등을 내며 바쁜 나날을 보내왔다. 최근에는 싱글 ‘그날의 우리는 오늘과 같을 수 있을까’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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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브닝(사진=슈가레코드 제공)


■ 70m 앞, 대표곡 ‘그날의 우리는 오늘과 같을 수 있을까’

‘그날의 우리는 오늘과 같을 수 있을까’는 모브닝의 급격한 성장에 확신을 심어주는 곡이다. 데뷔앨범도 있고 미니앨범도 있지만 최근 발표된 이 노래를 대표곡으로 꼽은 이유다. 아울러 성장을 보여준 미니앨범 타이틀곡 ‘리틀 파이터즈(Little fighters)’와 어느 정도 닮아 있는 흐름이라는 점에서도 밴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그날의 우리는 오늘과 같을 수 있을까’는 부드러운 흐름에 집중한 곡이다. 모브닝이 추구하는 팝의 편안함과 발라드의 감성이 짙게 녹아 있다. 곳곳에 나오는 고음과 악기의 울림은 앨범 소개에 써놓은 표현인 ‘아프다’ ‘아름답다’ ‘저물다’ 등과 잘 어울려 벅찬 감정을 선사한다. 더 나아가 ‘언제까지나 타오를 수 없는 우리의 젊음’을 인정하면서도 ‘오늘과 같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가사는 또래 친구와 고민을 나누는 듯한 기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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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브닝(사진=슈가레코드 제공)


■ 40m 앞, 청춘 담긴 멜로디로 보여주는 확실한 변곡점

모브닝의 특징은 기타 없이 얼터너티브한 사운드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예쁘고도 투명한 건반 소리와 묵직한 중심을 잡아주는 베이스와 타악기 소리는 더없이 깔끔하다. 다만 데뷔 초창기에는 예쁘고 다정한 느낌의 멜로디가 돋보였다면, 점점 해를 거듭할수록 세련미를 찾아가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발표한 곡들은 데뷔 앨범보다 산뜻하게 떨어지는 맛이 있다.

이런 변화는 트렌디한 요소를 어떻게 해석하고 사용했는지에 따라 달라진 결과로 보인다. 데뷔 앨범은 아이돌 밴드 혹은 아이돌그룹 앨범의 팝 곡 같은 느낌이 강했다. 악기의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자제하고 편안하게 들리는데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구성 역시 아이돌스러운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다음 앨범인 ‘M’부터는 트렌드 자체를 따라가기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즐겨 듣는 장르와 소스를 밴드의 멋을 살리는데 활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유행했던 트로피컬 사운드 등을 곳곳에 넣어 앨범이 발매된 계절인 여름과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냈다. 동시에 각각의 악기가 지닌 자유로운 테크닉을 살려 유려한 연주를 선보였다.

아직 기존 트렌디한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지만 자신들만의 리듬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순간은 분명 유의미하다. 독특하고 신선한 사운드를 구성해내는 밴드도 좋다. 하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즐겨 들을 수 있는 음악에 밴드의 색깔을 적절히 섞어내는 스킬은 그 자체만으로도 팀의 개성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모브닝은 다음 앨범에서는 또 어떤 성장을 거듭할지 기대되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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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브닝(사진=슈가레코드 제공)


■ 10m 앞, 이들이 청춘을 쉽게 표현하는 법

앨범 커버를 보아도 이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다. 쨍한 색감을 지녔지만 ‘화려하다’는 표현보다 ‘동화 같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차분한 색상을 베이스 컬러로 삼고 밝은 빛으로 포인트를 주는 방식은 심플하지만 결코 정적이지는 않은 모브닝의 음악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는 곧 청춘의 모습을 대변하기도 한다. 폭풍 같은 감정변화와 생각의 소용돌이를 품고 살지만, 한편으로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이다. 실제로 모브닝은 자신들을 소개할 때 ‘위태로운 청춘을 노래하는 팀’이라고 소개한다.

모브닝이 내뱉는 말들 역시 때로는 날카롭고 때로는 불안하며 때로는 따뜻하다. 많은 이들이 따라가는 이 노랫말들을 자신들만의 개성으로 묶어내는 방법은 알아 듣기 쉬운 비유다. ‘건너지 못할 넓은 바다’ ‘연료가 떨어져 가는 알코올램프’(Little fighters), ‘언제부터인지 나의 내일은 내 것이 아냐/결국 텅 빈 상자 하나’(Got to ve wild) 등이 그렇다.

그러면서 ‘우린 요즘 젊은 것들이기에/미친 김에 좀 더 미쳐보도록’(For a better now), ‘맞춰지지 못한 퍼즐이기에/우린 더 아름다운 기억의 조각이 되었다 생각해’(Delayed letter)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직접적이지만 직접적이지 않은 표현들은 어렵지 않아서 더욱 와닿는다.

■ 드디어 모브닝, 추천곡 ‘For a better now’

‘For a better now’: 첫 번째 미니앨범 ‘M’ 수록곡. 모브닝이 변화를 시도해보겠다는 의지가 보다 강하게 드러나는 곡이다. 즉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는 노래다. 흥겨운 멜로디를 한 편의 신비로운 동화로 표현한 점, 편안하게 흘러가기보다 톡톡 튀는 악기소리로 팀의 정체성을 상기시킨 점이 두드러진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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