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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요 잇 수다] ‘2017 KBS 가요대축제’ 그저 특별한 음악방송은 아니었을까?
- 파업 등 여파로 축소된 2017 KBS 가요대축제
- 콘서트 구성 택해...팬덤 웃고 시청자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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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7 KBS 가요대축제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2017 KBS 가요대축제가 새로운 형식으로 무대를 꾸몄다. 철저히 팬덤을 타깃으로 한 콘서트였다.

2017 KBS 가요대축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사회는 ‘뮤직뱅크’ K차트 1위를 수상한 8팀의 각 대표 멤버 1명씩, 총 8명이 맡았다. 1부는 레드벨벳 아이린·방탄소년단 진·엑소 찬열·트와이스 사나가, 2부는 마마무 솔라·세븐틴 민규·여자친구 예린·워너원 강다니엘이 진행했다. 공연은 8팀 외에도 현아와 황치열 등 ‘더 유닛’ 참가자들도 함께했다.

올해 2017 KBS 가요대축제의 테마는 ‘고백’이다. 다만 파업과 각종 연예계 사건, 사고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대폭 규모를 줄여 개최했다. 인원축소로 인한 빈자리는 풍성한 구성과 높은 퀄리티로 채우고자 했다.

이날 시상식은 기존 틀에서 벗어나 각 가수의 미니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각 팀은 대부분 4~6곡씩 무대를 꾸미며 상당 시간 동안 자리했다.

구성 곳곳에서도 콘서트 형식을 빌리고자 하는 노력이 눈에 띄었다. 세븐틴과 트와이스는 객석에서 깜짝 등장하며 실제 콘서트에서 할 법한 구성을 선보였다. 황치열은 리프트를 타고 올라왔다. 워너원은 사인볼을 던져 관객에게 선물을 선사했다. 레드벨벳과 엑소,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등은 실제 콘서트에서 했던 퍼포먼스의 축소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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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7 KBS 가요대축제 화면 캡처)


KBS는 각 그룹의 무대 전이나 중간에 올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는 영상, 대기실 영상 등을 보여주며 다양성을 살리려고 했다. 가족사진을 무대 화면에 띄우는 이벤트, 강다니엘 진행 하에 사연을 읽고 감동을 선사하는 라디오 코너, 여자친구와 함께한 ‘김생민의 영수증’까지 준비했다.

이번 콘서트 형식의 가요대축제는 예상치 못한 방송사와 연예계 사정 속 KBS의 임기응변인 셈이다. 주어진 조건으로 최대한 퀄리티 좋은 무대를 꾸미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져 좋았다. 1부에서는 기존의 퍼포먼스와 다른 구성이나 편곡, 기획 등을 선보인 팀이 대부분이었지만, 2부에는 개선됐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각 팀의 다양성은 늘어났지만 한정된 그룹 수와 그로 인한 좁은 시청층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여러 곡을 부를 뿐만 아니라 평소 보지 못했던 내 가수의 모습을 볼 수 있던 2017 KBS 가요대축제의 타깃은 철저하게 팬덤이다.

그렇지만 가요대축제는 오랜 명성을 이어온, 대중과 함께하는 연말행사다. 시청자들은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가수들의 집합,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선한 기획이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기대한다. 10팀도 안 되는 톱가수들만 함께하는 무대는 화려하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결국 2017 KBS 가요대축제는 안정적으로 진행됐지만, ‘미니 콘서트’라는 이름과 달리 특별한 음악방송 수준에 그쳤다. 1년의 가요계를 한정된 시간 안에 담을 수 없는 노릇이라지만, 아예 톱가수들만 설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게 과연 옳은 해결책일지 생각해보게끔 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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