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안정적인 진행과 퀄리티 높은 무대로 시상식의 본질을 모두 갖춘 2017 SBS ‘가요대전’이었다.

2017 SBS 가요대전은 25일 오후 5시50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의 사회는 유희열과 아이유가 맡았다.

2017 SBS 가요대전은 ‘넘버 원(Number one)’ 콘셉트로 꾸며졌다. 워너원, 레드벨벳, 헤이즈, 블랙핑크, 비투비, 여자친구, 선미, 위너, 트와이스, 아이유, 방탄소년단, 엑소, 갓세븐, NCT127, 엄정화, 이적 등이 출연했다.

가장 먼저 돋보인 점은 일명 ‘아이유희열’로 불리는 유희열과 아이유의 조합이다. 생방송 특성상 긴장된 분위기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거나 불안정한 진행이 있기 마련인데, 2017 SBS ‘가요대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희열과 아이유의 조합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안정감을 선사했다. 두 사람은 인정받는 음악인으로 얽혀있을 뿐만 아니라 음악적 코드도 비슷해, 투 샷을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했다. 캐스팅 면에서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유희열과 아이유는 베테랑 방송인으로 노련한 진행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시상식 특유의 어색한 농담과 시간끌기용 멘트도 어색함 없이 소화해냈다. 아이유는 방탄소년단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큐시트를 떨어뜨렸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불필요한 것들을 아예 내려놓으며 눈치껏 조용히 대처했다.

크리스마스 느낌을 물씬 풍긴 아이유의 ‘이 지금’ 무대와 팬석의 블루투스 조종 팔찌도 눈에 띄었다. 아이유는 빨간색 옷을 입고 ‘시작’의 분위기를 담고 있는 ‘이 지금’을 선곡해 시상식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달궜다.




출연진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팬석의 야광팔찌가 활약했다. 각 팀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객석의 야광팔찌는 팀명대로 빛이 나 멋진 글씨를 만들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 팔찌 이벤트를 위해 해당 좌석의 야광봉 반입 등이 금지됐다.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일 수 있으나 모두가 함께하는 연말 시상식이라는 점에서 SBS의 철저한 준비가 엿보인 지점이다.

시상식의 본질이자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무대 역시 볼 만했다. 무대구성은 각 무대 콘셉트에 맞게 꾸며져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했다. 깔끔하고 세련된 효과들은 무대의 퀄리티를 높였다.

카메라 워킹 역시 괜찮았다. 거대한 고척돔의 규모를 보여줄 수 있는 워킹은 시상식의 위엄을 짐작케 했다. 또한 음악방송과 시상식의 최대 단점인 어지러운 워킹과 아티스트가 면봉처럼 보이는 앵글을 최소화해 온전한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음향과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무대의 부재다. 이번 2017 SBS 가요대전에서 음향사고는 없었지만, 거대한 무대 규모와 큰 볼륨의 AR 사이에서 가수들의 목소리는 너무 작게 들려 더욱 비교가 됐다.

전설의 재해석은 이미 보편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기획무대의 대부분이 커버 퍼포먼스였다. 역대 ‘인기가요’ 1위를 되짚으며 선배 가수들의 영상이 전파를 타긴 했지만 여전히 아쉬운 구석이 있다. 엄정화X선미의 콜라보레이션이 인상 깊었던 만큼 새로운 조합을 이끌어냈다면 더욱 풍성한 축제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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