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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트돋보기] 우원재 ‘시차’ 어둠의 시간을 관통한 그만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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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한수진 기자] 다른 사람은 있어도 틀린 사람은 없다. 우원재는 자신의 다름을 음악을 통해 설명했고, 대중은 그의 진심을 품었다.

지난 4일 오후 6시 발매된 우원재의 신곡 ‘시차(We Are)(Feat. 로꼬 & GRAY)’가 5일 오전 9시 기준 멜론, 지니, 벅스, 엠넷, 네이버, 소리바다, 올레뮤직 등 7개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원재는 최근 종영한 엠넷 ‘쇼미더머니6’ 파이널 라운드까지 진출했다. 우원재는 이미 언더그라운드에서 오랜 활동을 펼친 넉살, 행주 사이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펼치며 신인으로 TOP3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번 시즌이 발굴해 낸 신예 래퍼인 우원재가 쟁쟁한 래퍼들 사이에서 살아남았을 수 있던 이유는 그만의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 바로 우울과 음침함이다. 방송을 통해 그가 뱉는 가사는 희망과는 거리가 멀었다. “알약 두 봉지가 전부지”라는 반복된 가사로 자신의 생각을 대변했기에 더욱 호불호가 갈렸다.

그러나 눈까지 덮어버린 비니와 어두운 복장은 음울한 분위기를 더하며 우원재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수혜자는 우원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를 패러디한 CF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그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프로그램 종영 후 더 확연히 드러났다. 신인 래퍼가 7개 차트 1위를 휩쓰는 건 이례적인 일일 수밖에 없다. 이전 시즌 우승자들도 쉽게 해내지 못했던 기록이다. 하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우원재는 해냈다. 물론 그레이와 로꼬라는 힙합씬 스타와 함께했다는 점도 음악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큰 몫을 했다.

‘시차’는 같은 공간 속 시차를 둔 나날을 보내며 지나온 자신의 이야기를 특유의 담백한 화법으로 풀어낸 곡이다. ‘교수님이 문신 땜에 긴 팔 입고 오래 난 시작도 전에 눈을 감았지 / 날 한심하게 볼 게 뻔하니 이게 더 편해 / 내 새벽은 원래 일몰이 지나고 / 하늘이 까매진 후에야 해가 뜨네‘라는 가사에는 세상의 편견에 맞선 자신만의 철학을 담았다. 타인과 자신의 다른 가치관을 ’시차‘에 빗댄 것이다.

힙합은 시(詩)적 영역과 다분히 겹쳐질 수밖에 없는 장르다. 때론 랩 한 구절이 시 한 소절과 같다. 우원재의 가사도 그렇다. 시보단 일차원적이지만 비유법에 있어선 닮은 점이 꽤 있다. ‘시계는 둥근데 날카로운 초침이 내 시간들을 아프게’라는 구절 등이 그렇다. 방송에서도 그는 래퍼의 철학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만의 가치관을 뚜렷하게 어필해왔다. 이는 곧 자존감과 직결됐다. 더욱이 그 자존감은 괜한 허세가 아니다. 우원재는 우울증, 심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을 앓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뛰어넘고 대중 앞에 섰기에 다름을 인정해달라는 그의 목소리는 더욱 강하게 전달된다. “알약 두 봉지”로 다름의 이해를 구하는 그의 철학은 대중을 설득시키기 충분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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