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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男스타 성추문 그 후] ②"복귀도 전략이다" 추락한 그들의 날개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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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간이탈자' '포크레인' 스틸컷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남자 스타들에겐 여자가 관건이다.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는 순간 사회적 물의를 떠나 연예계 생활까지 불투명해진다. 잘 나가던 스타에게 찍힌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다시 재기를 꿈꾼다. 그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 연기 좀 되는 그들의 선택 ‘저예산 영화’

이진욱은 이광국 감독의 저예산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출연을 확정 지었다. 동거하던 여자 친구에게 이유 없이 버림받은 남자가 대리운전을 하던 중 옛 연인을 만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이진욱 파트너는 고현정이다. 사건 전 드라마 섭외 1순위였던 그였지만 성추문 이후 드라마 시놉시스조차 들어오지 않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가운데 이진욱은 저예산 영화로 현명한 선택을 했다. 톱스타 고현정도 출연하며 화려한 캐스팅이란 수식어가 달렸다. 심지어 제작비가 1억원 안팎 저예산 영화라 노개런티로 촬영에 임했지만 흥행 부담에서 벗어났고 고현정과 동반 출연으로 화제성은 잡았다. 이 영화는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다만 KBS2 드라마 ‘7일의 왕비’의 경우 출연이 검토됐지만 최종 불발됐다.

엄태웅도 저예산 영화로 복귀한다. 여타 성추문의 주인공이 된 배우들과 달리 성매매 혐의가 인정된 엄태웅은 칩거했지만 지난 2월 김기덕 필름에서 제작하는 이주형 감독의 신작 ‘포크레인’ 주연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포크레인’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 진압에 동원됐던 공수부대원 ‘김강일’이 퇴역 후 포크레인 운전사로 살아가던 중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20여 년 전 묻어뒀던 불편한 진실을 좇아가는 내용을 그린 진실 추적 드라마다. 오는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엄태웅은 지난해 8월 종영한 SBS 드라마 '원티드' 이후 딱 6개월 만에 복귀하는 것이라 자숙 기간이 짧다는 비난도 불거졌다. 그럼에도 어쨌든 엄태웅이 평단이 인정한 김기덕 감독 제작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현 시점으로서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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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제를 위하여' '사랑후애' 스틸컷



■ 신중하게, 살짝 발부터 들여봅니다

이민기는 ‘조선명탐정3’ 특별출연을 복귀작으로 잡았다. ‘조선명탐정3’는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 그리고 기억을 잃어버린 채 이들과 함께 하는 여인(김지원)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어드벤처 탐정극으로, 이민기는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의문의 인물 ‘흑도포’ 역으로 특별 출연한다. 이민기는 지난해 2월 부산의 한 클럽에서 여성 A씨와 즉석만남을 가진 뒤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가 혐의 없음으로 결론났지만 이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복귀작으로 선택했던 tvN 드라마 ‘내일 그대와’ 출연이 불발됐고 지난 4월에도 스스로 복귀를 늦출 정도로 마음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민기는 군복무 이전처럼 주연으로 나서는 대신 특별출연이라는 방법을 선택, 가장 부담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지난 2013년 2월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박시후는 일본, 중국 등에서 활동 기지개를 폈지만 지난해 1월에야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으로 국내에 복귀할 수 있었다. 박시후는 2013년 2월 한 연예인 지망생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이후 박시후가 무고 혐의로 맞고소를 하면서 두 사람을 법적 공방을 벌였다. 같은 해 해당 여성이 고소를 취하하면서 검찰은 해당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지만, 이미 박시후의 이미지는 실추된 뒤였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케이블로 일단 여론 반응을 파악해 본 그가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주연으로 나선다는 소식에 한 차례 논란이 일었던 것도 사실. 그러나 박시후는 정면돌파를 결심, 드라마 출연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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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DB



■ 영민하거나, 無계획이거나

앞선 이들보다 상대적으로는 덜 치명적이었던 정준영의 경우는 현명한 복귀 플랜으로 꼽힌다. 정준영은 전 여자 친구의 신체를 허락 없이 촬영한 혐의로 검찰 고소를 당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사건이 터지고 정준영은 곧바로 ‘1박 2일’서 하차했고 공들였던 공연도 시작 직전 취소해야 했다. 이후 해외서 시간을 보내며 자숙의 시간을 가진 정준영은 무혐의 처분 후에도 3개월여 동안 더 자숙했다. 그의 컴백 프로그램인 ‘1박 2일’은 정준영과 충분히 상의한 끝에 그를 자연스럽게 합류시키기로 했다. 다시 합류한 뒤 그는 첫 번째 정규 앨범까지 발표하며 자연스럽게 복귀를 완료했다.

지난해 가장 큰 충격을 안긴 박유천은 복귀 계획 대신 결혼을 알렸다. 박유천은 8월 말 소집해제 후 오는 9월 황하나 씨와 결혼한다. 연예계 복귀 계획은 미정이다. 동방신기 시절보다 월등한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던 JYJ 멤버 중 한 명이자 신인상 9개를 휩쓸 정도로 영화계가 인정한 배우였지만 구체적 계획은 없다. 오히려 결혼설이 처음 불거졌을 때 박유천 측근은 “박유천은 현재 연예계 생활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다. 사실 은퇴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성 추문 사건은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이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사건 이전과 후의 인생은 너무나 달라진다. 인기 높았던 때만 생각해선 일이 풀릴 수가 없다.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며 꾸준히 출연하고 묵묵히 일해야 될까 말까다”며 “앞서 이병헌이 그랬듯 연기로 본업에 충실한 이미지를 보여 주면서 대중의 비난을 정면돌파 해 나가는 게 가장 현명한 복귀 플랜의 첫 단계”라고 말했다.

■ ‘그녀들’은 어떻게 되었나

과거 성추문에 휩싸인 연예인들이 합의를 시도하는 게 관행이었다면 이제는 무고죄 맞소송이 수순처럼 진행되고 있다. 자신의 억울함을 표현하고 조금이나마 빠른 재기를 위한 몸부림으로 여겨진다. 박유천 사건의 경우 무고혐의를 받는 두 명의 여성 중 한명이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이진욱도 피해여성이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오히려 사건의 매듭을 확실히 짓지 못하게 된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대부분 연예인들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억울함을 어필하고자 맞고소를 한다. 지난 2007년 사업가이자 연예인으로 최고 주가를 올리던 주병진 씨를 강간치상으로 허위 고소하며 추락시킨 여성은 무고죄로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해 기소중지 상태다. 공소시효가 중지된 상태라 그가 귀국할 경우 공항에서 체포되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2010년 이루에 대한 허위사실로 태진아에게 협박문자를 보내 1억원을 요구했던 작사가는 공갈미수 등으로 징역 2년이 선고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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