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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옥자’, 논란 끝내고 영화를 즐겨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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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옥자’가 드디어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옥자’의 내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 틸다 스윈튼 안서현, 변희봉, 스티븐 연, 다니엘 헨셜,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참석했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의 우정 이야기다. 오는 29일 넷플릭스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영화 ‘옥자’를 통해 한국에 방문하게 된 소감은?

“고향에 온 기분이다. 아름다운 ‘옥자’를 한국 고향으로 데리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옥자’로 한국에 오니 우리는 모두 한국 영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경험이다. 고향에 이 영화를 전달하게 돼서 기쁘고 봉준호 감독과 함께라서 더 기쁘다.”(틸다 스윈튼)

“이 자리에 오게 된 게 영광이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내가 탄생한 국가로 영화로 돌아오게 됐다. 훌륭한 영화인들과 함께 제작한 영화를 소개하게 돼서 영광이다.”(스티븐 연)

▲칸 영화제에 참석한 소감은?

“세상에 사람이 살다 보면 별에 별 알이 다 생긴다. 세상에 변희봉이 칸 영화제에 참석하고 별들의 잔치를 보고 왔다. 하하. 정말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에 칸에 가서 반응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돌아왔다. 70도 기운 고목나무에서 꽃이 핀 기분이라고 표현을 해야할 것 같다.”(변희봉)

“많은 배우들이 쉽게 갈 수 없는 자리에 훌륭한 배우들과 감독과 같이 손을 잡고 그 길을 걸었다는 게 행복하다. 앞으로 연기하면서도 잊지 못할 경험이 생긴 것 같아 감사하다. ‘옥자’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안서현)

▲한국의 개봉상황이 좋지 않다.

“가는 곳 마다 논란을 몰고 다닌다. 하하. 논란을 야기함으로써 새로운 규칙이 생겨나고 있다. ‘옥자’가 영화 외적으로도 무언가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영화가 타고난 복이 아닌가 싶다. 영화를 찍으면서 프랑스 국내법까지 생각하면서 영화를 찍을 수는 없다. 칸 국제영화제인데 꼭 프랑스의 국내법을 관철시켜야 했을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한국은 좀 양상이 다르다. 멀티플렉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리고 스트리밍과 극장 동시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상황도 역시 존중한다. 이 논란은 저의 영화적인 욕심 때문인 것 같다. 영화를 큰 화면에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칸느도 지나고 새로운 룰이 생긴 것처럼 한국에서도 ‘옥자’가 규정이나 룰을 정비하는데 신호탄이 되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의 아니게 피로함을 느낀게 된 관계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품질 좋은 스트리밍과 극장화면을 모두 보여주고 싶은 건 감독으로서 당연한 것 같다. 작지만 길게 여러분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봉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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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넘나들어야 하는 책임감도 있었나?

“문화적인 경계를 넘는다거나 섞어서 만들어야한다는 의도는 없었다. 제가 만들고 싶은 스토리에 따라서 영화가 나오는 것 같다. ‘옥자’는 간단히 말하면 다국적 거대 기업에 관한 이야기다. 주변에 그런 기업들이 많이 있다. 그들에 의해 산골 소녀와 CEO가 연결되는 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다국적으로 연결이 된 것이다. 스토리를 표현하기 위함이었지 문화적인 철학이 있는 건 아니다. 언어의 부분은 크게 장애가 되지 않는다. 같은 한국말을 해도 마음이 안 맞으면 힘들다.”(봉준호)

▲그런 면에서 스티븐 연이 그 가교 역할을 했을 것 같다. 영화 속에서도 실제에서도.

“봉준호 감독은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관객의 시각을 조정하려 하지 않는다. 놓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언어를 뛰어넘는 동물과 인간의 교감은 유실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화적인 시각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린 소녀와 옥자의 감동스토리는 유실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극중 케이라는 인물은 저에게도 흥미로운 캐릭터다. 실제 케이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의 경계에 있다는 게 흥미롭다. 그 현상이 독특한 방식으로 ‘옥자’에서 전달이 된 것 같다.”(스티븐 연)

▲‘옥자’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나.

“저에게 희망을 이야기한다. 인류의 희망, 그리고 그를 위해 투쟁해야 할 의미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정치, 사회적으로 어둡다. 이런 영화를 볼 때마다 희망을 갖게 된다. 보시는 분들도 희망을 느끼고 사람들이 어둠보다 빛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다니엘 헨셜)

“메시지가 있는 영화보다 암시와 태도를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미자와 옥자의 성장 영화다. 그리고 이 영화가 암시하고자 하는 건 우리가 성장할 때 가족의 개념, 신뢰를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세상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지키면서도 모든 걸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내 가치를 보존하고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틸타 스윈튼)

“우리시대가 주는 피로가 있다.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거기서 오는 피로가 있지만 파괴되지 않는다. 파괴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미자와 옥자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봉준호)

▲산골 소녀 미자, CEO 미란도 심지어 옥자도 여성이다.

“소녀들이 강할 때 그 것이 더욱 아름다운 것 같다. 안서현 양도 대본을 받았을 때 이를 빠르게 간파했다. ‘내가 옥자의 보호자군요’라고 하더라. 옥자를 지키는데 있어서 누구도 이 아이를 막을 수 없는 거다. 미자도 소녀고 CEO도 여성이다. 그리고 옥자도 여성이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한 건 아니다. 그런데 스토리를 엮어가면서 이 축이 자연스럽게 모두 여성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소녀가 동물과 교감했을 때의 아름다움은 소년이 주는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봉준호)

▲마지막으로 ‘옥자’ 개봉을 앞두고 예비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논란을 끝내고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하하.”(봉준호)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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