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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악녀’김옥빈, 여성 원톱 느와르 지평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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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김옥빈표 처절 액션쇼 ‘악녀’가 탄생했다.

‘악녀’는 어린 시절부터 킬러로 길러진 숙희(김옥빈)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국내에 선보이기 전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됐고 115개국 선판매되는 쾌거를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한국 영화계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여자 원톱의 액션 영화는 ‘우린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 등 액션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정병길 감독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악녀’는 기대와 관심을 충족시키겠다는 듯 오프닝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관객이 FPS슈팅 게임을 하는 듯 수십명의 적을 소탕하는 김옥빈의 액션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오프닝 시퀀스 뿐 아니라 새롭게 창작된 오토바이 위 액션, 최후를 보여주는 마을버스씬 등 ‘악녀’ 속 숙희는 지금까지 한국 영화 속 여자 캐릭터들이 보여줬던 액션과 다르다. 총, 단도, 장검, 도끼 등 사용하는 도구도 다양하고 여성들이 주로 보여줬던 선을 강조한 액션과도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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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 역의 김옥빈은 제 옷을 입은 듯 날라 다닌다. 영화 속 90% 이상의 액션신을 대부분 소화한 김옥빈은 한국 여성 액션의 새 지평을 열었다. 김옥빈의 퇴폐적 마스크까지 사연 많은 숙희와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숙희가 최정예 킬러로 길러지고 국가 비밀 조직 요원이 되는 사연은 뻔하고 느슨하다. 드라마가 빠른 액션을 따라가지 못한다. 숙희가 각성을 하게 되는 중심에는 중상(신하균), 현수(성준)와 아이가 있는데 이 설정은 성별 구분 없는 액션을 보여주겠다던 ‘악녀’로서는 모순일 뿐이다. 신하균은 마을버스씬을 통해 강렬한 최후라도 보여주지만 성준은 존재는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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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악녀’는 지금까지 홍수와 같이 쏟아졌던 남성 느와르에 지친 관객의 목마름을 해소해주기엔 충분하다. 여성 캐릭터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충무로에서 선입견을 깨고 등장한 ‘악녀’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오는 8일 개봉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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