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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보통 사람’, 팩트와 픽션의 묘한 줄다리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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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픽션이지만 진짜 같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베일을 벗는다.

15일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진행된 영화 ‘보통 사람’ 언론시사회에 김봉한 감독, 손현주, 장혁, 김상호, 조달환, 지승현이 참석했다.

‘보통사람’은 열심히 범인 잡아 국가에 충성하는 강력계 형사이자 가장 성진(손현주)이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이 주도하는 은밀한 공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깊숙이 가담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87년, 당시 전두환 정권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비롯한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묵살하고 군사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4.13호현조치를 발표해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보통 사람’은 당시 상황을 폭로하고 보는 이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면서 ‘더킹’ ‘내부자들’ 같이 시의성 강한 영화들과 같은 선상으로 보여지기도 하다.

이에 김봉한 감독은 “비교해주시는 영화가 훌륭한 연출가들의 작품이지만 레퍼런스로 삼진 않았다”며 “기획할 때부터 80년대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다. 시의성에 맞춘 게 아니다. 솔직히 처음엔 투자도 안 됐는데 겨우 제작비를 마련했다. 그것만큼은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브라운관이라 스크린에서 서민 캐릭터들을 유달리 많이 소화했던 손현주는 ‘보통 사람’에선 평범한 가장이지만 사건에 휘말리면서 변화하고 후회하는 인물을 그려낸다. 현실 공감적인 연기가 큰 울림을 선사한다.

손현주는 “처음 이야기를 했던 정확한 시점은 1975년이었다. 회의 끝에 1980년도로 배경이 바뀌었다. 제목도 바뀌었다”며 “2017년에 1980년도 상황을 그려보면 어떻게 다를까 생각했다. 환경은 바뀌었겠지만 아버지들은 그닥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저도 극 중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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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은 최연소 안기부 실장인 최규남으로 변신했다. 원칙과 소신이라는 명분 하에 물불 가리지 않는 냉혈한을 연기하는 장혁은 섬뜩함을 선사한다. 장혁은 “배역은 미워하더라도 배우는 미워하지 말아달라. 의도를 가지고 말투를 천천히 한 건 아니다. 딱 2신 빼곤 감정을 빼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손현주, 장혁 외에도 배우들은 모두 제 몫을 해낸다. 성진의 친한 형이자 진실을 찾아 헤매는 기자 재진 역의 김상호, 장애를 가진 성진의 아내 라미란, 성진의 후배 형사 지승현, 억울하게 연쇄살인범으로 몰리는 조달환까지 연기 구멍을 찾을 수 없다.

무엇보다 ‘보통 사람’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그 경계점에서 영화는 아슬아스란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럼에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했다.

김봉한 감독은 “실제 사건들이 나오긴 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장혁이 맡은 캐릭터도 특정 인물은 아니지만 그 시대를 관통하는 사람이 있더라. 인물로 묘사하기 보단 사회 시스템으로 보셨으면 한다. 팩트와 픽션의 경계점에 있지만 나름 몇가지 숨겨놓은 재미가 있을 것 같다”며 “영화는 30년 전 이야기를 다뤘지만 30년을 버틴 보통 사람의 주름진 얼굴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보통 사람’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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