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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준의 酒스토리] 유재석에게서 생일 빼앗은 음주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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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 문화팀=장영준 기자]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주당들을 꼽으라면 몇몇 이름들이 바로 머릿속에 떠오를 겁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술을 입에 전혀 대지 못하는 스타를 떠올리라고 한다면 누가 생각 나십니까? 바로 유재석일 겁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유재석이 사이다만 마시며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운 일화는 유명하죠. 그런데 그런 유재석이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긴 적이 있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임창정이 MC 유재석에게 "술을 못 마시는 거냐 안 마시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유재석은 "술을 마시려고 노력해봤는데 몸에서 전혀 받지 않는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새빨개지며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영원히"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습니다. 이어 "정준하 씨가 제 생일이라고 억지로 술을 마시라고 했다. 그 자리를 위해 맥주 두 잔을 연거푸 마셨다. 그 뒤로 내 생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정준하가 억지로 먹인 술에 유재석은 필름이 끊기는 것에서 마무리됐지만 정말 술을 한 잔도 마시지 못하는 사람에게 맥주 두 잔은 치사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유재석의 말처럼 영원히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면 술을 권한 사람은 평생 떨쳐낼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겠죠. 실제로 억지 술을 먹다 목숨을 잃는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 음주 강요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직장일 겁니다. 회식 자리에서 이런 음주 강요를 쉽게 볼 수 있죠. 파도 타기는 기본이고 상사의 술잔 돌리기 등이 모두 음주 강요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들입니다. 술이 약한 신입사원들에게 이런 회식 자리는 또 하나의 고통이고요. 이런 회식 문화가 싫어 힘들게 들어온 회사를 박차고 나가기도 합니다. 음주 강요는 여러모로 참 득이 될 게 없습니다.

대학가에서는 매년 음주사고가 발생합니다. 특히 신입생 환영회에서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대부분 음주 강요에 따른 결과입니다. 신입생들은 분위기 혹은 선배들의 강압에 못 이겨 못 마시는 술을 마시고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당하기도 합니다. 술을 먹이는 과정에서 협박 혹은 폭행이 있었다면 강요죄가 성립할수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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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과거 이효리가 선배 가수인 장필순과의 술자리 에피소드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흥이 많은 이효리는 분위기를 띄우며 술을 먹고자 했지만 장필순은 조용히 즐기자며 그런 이효리에게 핀잔을 줍니다. 이효리는 장필순의 음주 스타일에 대해 "건배가 없다. 술을 따라주는 것조차 강요라고 생각한다. 각자 앞에 개인의 술병을 두고 먹고 싶을 때 각자 따라 먹는다"고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건배가 없다"는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마셔!"라고 소리치며 억지로 술을 먹이는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술자리에서 술잔을 부딪히며 건배를 제안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건배를 하려면 술잔에 술이 있어야 하고 이미 술이 있다면 다시 비워 새 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 자체가 음주 강요일지도 모릅니다. 술을 강권하는 문화를 멀리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건배 횟수를 줄이는 게 먼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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