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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의 영(映)터리] 韓영화 ‘여름 빅4’ 얼마짜리 웃음 터트렸나?
[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매년 여름 극장가 시장은 전쟁터다. 누군가는 살아남아 웃는다. 누군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채 넘어가는 숨을 부여잡고 버티다 전사한다. 살벌하고 잔인하지만 현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무려 4편의 한국영화 대작이 격돌했다. 분명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어야 하는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이들 4편이 모두 웃었고 또 지금도 웃고 있다. 투자 대비 최고의 효율성을 낸 이들 4편의 영화 막바지 결산을 들여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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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0만 ‘부산행’ 아직도 돈이 쌓이고 있다

올해 유일한 1000만 흥행작 ‘부산행’ 흥행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개봉 5주차에 접어들었지만 박스오피스 10위안에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산행’은 총제작비 115억 원에 순제작비 86억 원 정도가 투입됐다. 개봉 전 칸 영화제 호평 등의 호재가 있었기에 선판매 금액도 상당했다. 손익분기점은 대략 350만 정도다. 하지만 해외 선판매 금액을 포함하면 200만 후반에서부터 순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19일 오전 영진위 기준 ‘부산행’의 누적 매출액은 총 889억에 달한다. 총 제작비를 제외하고도 700억이 훌쩍 넘는 금액을 벌어들였다. 물론 해외 선판매 금액은 제외된 상태다. 여기에 ‘부산행’ 해외 리메이크도 논의되고 있다. 저작권 판매 금액까지 더해지면 이 영화 한 편으로 벌어들인 돈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또한 17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서울역’까지 흥행하고 있다. ‘서울역’은 ‘부산행’의 프리퀄 스토리를 담고 있기에 두 작품의 비교 관람도 마니아들의 재미를 부추기는 요소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좀비 액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세계관 공유 등 흥밋거리를 두루 갖춘 ‘부산행’은 올 여름 흥행 시장 최고의 히트 상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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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상륙작전’, 거센 혹평 뚫고 흥행 상륙


영화 관계자들과 언론 그리고 평론가들의 개념을 완벽하게 뒤 짚은 ‘인천상륙작전’은 올해 여름 시장 가장 흥미로운 흥행작 가운데 한 편이다. 드라마 ‘아이리스’ ‘아테나: 전쟁의 여신’을 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인 ‘인천상륙작전’은 할리우드 톱스타 리암 니슨의 출연이란 화제성 하나 만으로도 흥행은 보장된 작품처럼 보였다.

하지만 국내 언론시사회 후 전례 없는 혹평이 쏟아졌다. 평면적인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스토리 구조도 빈약했다. 총제작비 170억에 순제작비만 146억이 투입된 대작이었다. 충무로에 몇 년 주기로 나타난다는 재앙급 영화의 탄생이 예고됐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9일 영진위 기준 누적 관객 수 656만 8467명을 끌어 모았다. 1~2주 정도 상영이 더 될 경우 누적 관객 수 700만 돌파도 가능할 듯하다. 지난 달 27일 개봉 이후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박스오피스 ‘TOP 5’를 유지 중이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했기에 장년층 이상의 관객이 몰릴 것이란 예상도 깊었다. 하지만 의외로 2030대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손익분기점인 500만 명 선은 이미 넘어섰다. 당초 제작사 측은 1000만 흥행을 자신했다. 수치상으로는 분명 실패에 가까운 결과물이다. 하지만 올해 여름 시장 최고의 승자는 아무래도 ‘인천상륙작전’의 의외성에 한 표를 던져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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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혜옹주’, 롯데엔터 구원투수 완벽 등판


국내 메이저 4대 배급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0만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4년 누적 관객 수 866만을 기록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마지막 흥행작이나 다름 없었다.

롯데의 올해 여름 시장 텐트폴(확실한 흥행이 보장된 영화) 영화는 ‘덕혜옹주’였다. 올해 롯데는 배급 대행을 맡은 파라마운트 영화 외에는 별다른 국내 영화 라인업을 발표하지 않았다. 여름 흥행 시장에 출격할 ‘덕혜옹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었다.

사실 ‘덕혜옹주’는 여름 시장에 어울릴 색깔은 아니었다. 이른바 ‘팝콘 무비’와는 전혀 다른 무거운 스토리와 분위기였다. 실존 인물에 대한 굴곡진 인생사를 그린 스토리도 그리 강점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섬세한 연출력의 대가인 허진호 감독과 롯데와 ‘해적’의 866만 흥행을 이뤄낸 손예진의 궁합이 기대를 모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9일 영진위 기준 누적 관객 수 433만을 기록 중이다. 총 제작비 100억 순제작비 85억이 투입된 ‘덕혜옹주’는 손익분기점 350만을 넘어선 채 아직도 흥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일 개봉 후 현재까지도 일 평균 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추세라면 500만 돌파는 확실하고 600만 돌파도 예상된다.

여름 시장 자극적인 대작 스토리가 흥행한다는 충무로 공식을 깬 출발점에 ‘덕혜옹주’가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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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널’, 김성훈 감독-하정우 새로운 콤비 탄생

‘도둑들’ ‘암살’로 1000만 흥행작을 연달아 내놓은 쇼박스는 올 여름 시장 가장 마지막으로 ‘터널’로 승부수를 띄웠다. ‘부산행’이 초강세로 1강을 구축한 가운데 당초 ‘덕혜옹주’와 접전을 펼칠 것이라 예상됐다. 같은 날 개봉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점도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덕혜옹주’가 한 발 앞서 3일 개봉을 하면서 ‘터널’이 10일 개봉으로 올 여름 흥행 시장 마지막을 장식했다.

데뷔작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끝까지 간다’로 충무로를 휩쓴 김성훈 감독의 차기작인 ‘터널’은 재난이란 블록버스터 테두리 안에선 익숙한 소재를 끌어 들였다.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얘기는 지금의 현실과 너무도 맞닿아 있었다.

과거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가장 최근인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인재가 주는 절망과 함께 우리 사회의 시스템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원작은 소재원 작가의 소설 '터널: 우리는 얼굴 없는 살인자였다'이다.

영화 시작과 함께 펼쳐지는 재난 그리고 하정우의 1인극에 가까운 스토리 흐름 등 분명한 약점도 있다. 하지만 개봉과 함께 뚝심 있는 흥행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일 개봉 후 18일까지 누적 관객 수 396만(영진위 기준)을 기록하며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총제작비 100억 원에 순제작비 77억 원이 투입됐다. 손익분기점은 300만 명 선이다. 일일 평균 20만 이상을 동원중인 ‘터널’은 500만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의 의기투합이 그 어느 때보다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의 만들어 낼 차기작 또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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