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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그랜드마더’라고 쓰고 ‘박근형’이라고 읽는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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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원로 배우 박근형은 1963년 KBS 공채 3기로 데뷔했다. 올해로 연기 경력 53년차의 대배우다. 이 노배우가 웬만한 후배들도 하기 힘든 액션 느와르에 도전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그 어느 장르 영화보다도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17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그랜드파더’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연출을 맡은 이서 감독과 주연 배우인 박근형 정진영 고보결 오승윤이 참석했다.

1940년생으로 올해 76세의 이 노배우는 거친 액션과 날 것 그대로의 분위기를 영화 전체에 녹여냈다. 연기가 아닌 실제에 가까운 감정의 파동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과 희열 이상의 무엇을 전달했다. 영화 ‘그랜드파더’는 그냥 ‘박근형’ 그 자체였다.

주인공 박근형은 출연 이유에 대해 “국내에선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흔하지 않았던 얘기라 생각했다”면서 “특히 노년의 얘기를 다룬 작품이라 더 끌렸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는 거친 액션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었다. 칠순을 훌쩍 넘긴 이 노배우에겐 불가능에 가까운 장면들이 상당했다. 이를 위해 박근형은 촬영 전 PT를 받으며 몸을 만들어 갔다. 특히 극중 버스 운전사인 설정을 위해 실제 대형 면허까지 취득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그럼에도 촬영은 이 노배우에겐 살인적이었다. 실제 촬영 도중 응급실에 실려가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었다고.

박근형은 “워낙 더운 날에 촬영을 해서 어지러움증을 느낀 적이 있었다”면서 “결국 촬영장 주변 병원에 실려갔었다. 이러다 죽겠구나 했는데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며 농담을 했다.

그는 “살다보면 가족이라 하더라도 '내가 피해를 끼치고 있구나'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지낼 때가 많다. 그러다 결과적으로 엄청나게 큰 재앙이 들이 닥친다”면서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데서 벌어지는 소통의 문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영화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여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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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연출을 맡은 이서 감독은 소설 ‘인간사냥’에서 이번 영화의 스토리를 생각해 냈다고 전했다. 이어 박근형을 캐스팅한 이유를 분명히 했다. 이 감독은 “‘테이큰’ 시리즈의 리암 니슨보다 솔직히 선생님이 더 멋지다”면서 “난 선생님 외에는 다른 분 생각이 안났다. 선생님이 해주셔야 영화가 살고 그 느낌이 표현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극악스런 악역으로 출연한 정진영도 대선배 박근형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다. 그는 “선생님이 주인공이라고 하셔서 달리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은 나를 포함해 여러 후배가 똑같다. 오랜만에 주인공 하시는 작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후배로서 할 수 있는 너무나 기쁜 도리였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 분량은 많이 않았지만 배우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선생님 옆에서 흠뻑 느꼈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자 손녀뻘인 오승윤과 고보결도 박근형과 작업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오승윤은 극중 박근형을 폭행하는 역할로 출연했다. 그는 “극중 선생님을 폭행하는 장면이 내 첫 촬영이었다”면서 “누군가를 때리는 시늉이라고 해야 한다는 게 그렇게 어려운 줄 이번에 알았다”고 웃었다. 이어 “‘주먹도 안나가겠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랬다”면서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내 역할이 나도 불쾌할 정도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박근형의 손녀딸로 출연한 고보결은 “선생님과 한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다는 것은 내겐 기적과도 같은 일이자 말도 안 되는 행운이다”면서 “한국에 알파치노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난 박근형 선생님이라고 말할 것이다”고 밝혔다.

영화 '그랜드파더'는 젊은 시절 베트남 참전용사로 활약했지만 영광을 뒤로 한 채 아픈 기억과 상처를 지니고 살던 한 노인이 갑작스러운 아들 죽음을 맞이한 후 그 이면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벌이는 얘기를 그린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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