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 출신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1914∼1974) 기념사업을 놓고 엇갈린 시선이 확대되면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군가를 작곡한 그를 놓고 ‘위대한 음악가’와 ‘공산주의 응원단장’이라는 시선이 교차되는 가운데 광주시가 48억원을 들여 추진중인 기념사업이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포문은 국민의힘 광주시당이 열었다. 광주시당은 25일 논평을 내고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정율성은 중국 공산당의 '팔로군 행진곡'과 북한군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만들어 6·25 때 중공군과 북한군의 대한민국 침략에 공헌했다"며 "광주 태생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일운동가, 음악가로 포장해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는 1929년 대규모 학생독립운동이 시작된 곳이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시민들이 목숨까지 바친 민주화의 성지"라며 "어떻게 국립 5·18 민주묘지와 극렬 공산주의자 정율성의 기념공원이 함께 자리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23일 오전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 생가 인근에 조성된 정율성거리에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전날 SNS에 글을 올려 "정율성은 공산군 응원대장이다"며 광주시가 추진 중인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의 철회를 요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에 "정율성 선생은 시진핑 주석이 한중우호에 기여한 인물로 꼽은 인물이다. 적대 정치는 그만하고 우정의 정치를 시작하자"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정율성의 실체를 광주시민과 국민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광주시가 역사학자, 전문가, 시민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며 "광주시는 기념공원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백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광주 5개 자치구 구청장은 이날 성명을 내 "정율성 역사공원이 최초 취지와 목적에 따라 순조롭게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광주시 구청장협의회는 "정율성 선생은 항일 운동을 고무하고 격려하는 다양한 작곡을 통해 항일 전선에 참여했다"며 "그의 일가 대부분도 항일 독립운동에 매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청장협의회는 "현재의 시대적 가치를 기준으로 그의 생애 중 한 면만을 부각해 정체성을 규정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남 화순, 전북 전주 등 타지역에서도 역사와 문화 자원으로서 정율성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생가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연말까지 48억원을 들여 완성하기로 했다.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율성의 북한과 중국에서의 행적을 이유로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수 없다며 광주시에 이같은 공원 사업 철회를 요구하면서 논쟁이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