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제1요양병원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사회적 약자가 이용하는 광주지역 공공병원인 시립제1요양병원이 약국이나 다른 공공병원보다 최대 5배 비싸게 의약품 값을 책정해 환자들에게 부담을 떠 넘기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빛고을의료재단은 지난 2월 1일부터 광주시립제1요양병원과 광주시립정신병원을 광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인데, 운영을 시작한 2월부터 6개월 간 비급여 진료비를 대폭 인상했다.
보건의료노조가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의 비급여 진료비와 타 시립병원·공공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를 비교한 결과 빛고을의료재단이 운영하는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는 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립병원·공공병원에 비해 적게는 1.2배에서 많게는 5.12배 비쌌다.
또, 빛고을의료재단이 수탁 운영하는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는 전남대학교병원이 수탁 운영하는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보다도 더 높게 책정됐다.
후시딘 연고10g의 경우 일반 약국에서는 6500원이고, 같은 공공병원인 대전제1노인전문병원에서는 5500원이지만 광주 시립제1요양병원은 1만5400원을 받고 있다.
백신으로 알려진 조스타박스주는 광주시립제1요양병원 20만원(서울시북부병원 10만4610원), 마데카솔 분말 10g 1만5400원(서울시북부병원 6900원), 암 환자 등 식욕부진 개선을 위한 메게이트현탁액10mℓ 4000원(부산제3요양병원 1780원), 중추신경계약인 트레스탄간셀 150mg 1000원(보라매병원 195원) 등으로 최고 5.12배 더 비싸다.
마데카솔 분말의 경우 제1요양병원이 전남대병원이 수탁 운영해온 제2요양병원보다 5400원 높게 가격이 책정됐다.
광주시립제1요양병원과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은 똑같은 시립병원인데도 진료비가 다른 것을 보면, 그만큼 빛고을의료재단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환자들에게 비싼 병원비를 부담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빛고을의료재단이 운영을 맡으면서부터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연고와 예방접종, 영양제, 주사제 등 대부분의 약제비 항목에 대해 비급여 진료비를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광주시는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은 지원 없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독립채산제를 채택중인 곳이다”며 “광주시 승인을 받아서 가격을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연고 가격을 3배 이상 받는다고 해서 관여할 수 없고, 계약해지를 고려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빛고을의료재단은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의 비급여 진료비가 비싸다는 여론을 의식한 듯 비급여 진료비 항목을 조정하여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현재,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 노조는 빛고을의료재단 측에 고용승계 등을 주장하며 61일째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