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전용 신호등[광주시 제공]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도심 교차로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3개월 시범 운영했더니 특정 조건에서는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드러났다.

6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산구 영광통 사거리의 ‘공항→금호타이어’ 구간에 설치됐던 우회전 신호등이 올해 4월 14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시범 운영 기간 드러난 역효과 탓에 철거됐다.

영광통 사거리 우회전 신호등은 광주 주요 간선도로인 상무대로에서 평동·소촌 산업단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등 대형 사업장, 나주와 영광·장성 등 전남으로 빠져나가는 구간에 설치됐다.

해당 길목은 끼어들기, 직진차로에서 우회전하기 등 얌체 운전이 기승을 부리는 출근 시간대 상습 정체 병목구간이다.

새로운 신호체계를 도입하면서 전방과 오른편 등 횡단보도 2곳의 보행자 녹색 신호 때 차량 우회전이 연달아 통제됐다.

우회전 신호등 녹색 화살표에 불이 들어오면, 맞은편 차로의 좌회전 차량 또는 왼편 차로에서 직진 신호를 받은 차들이 교차로에 진입하는 순간과 맞물렸다.

해당 구간에는 시내버스, 여러 사업장의 통근버스, 각급 학교의 통학버스가 멈춰 서는 정류장까지 있다.

우회전 차량이 좀체 흐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출근 시간대 150ｍ 이상 대기 행렬이 늘어서는 정체가 빚어졌다.

경찰은 시범 운영 기간 영광통 사거리를 지나는 운전자들로부터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건수의 항의성 민원을 받았다.

교통경찰관이나 모범운전자가 수시로 배치되는 이 구간에서는 우회전 신호등 순효과도 뚜렷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회전 전 일시 정지를 의무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횡단보도 보행 신호가 녹색이더라도 건너는 사람이 없으면 서행 통과를 허용한다.

보행자가 없는데도 마냥 차량을 잡아두는 우회전 신호등이 영광통 사거리의 악성 교통체증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경찰은 철거를 결정했다.

영광통 사거리와 유사한 교통환경을 갖춘 교차로에는 우회전 신호등을 추가로 설치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세웠다.

경찰은 중외공원, 극락초교, 어린이교통공원, 송도로 등 4곳에서 시범 운영 기간 거둔 우회전 신호등 설치 효과는 확대하기로 했다.

신가지구 입구, 옥동 도시철도 차량기지, 송암공단 신애원, 효덕초교, 삼각초교, 동부교육지원청, 동운고가 일원 등 교차로 7곳에 우회전 신호등을 신설한다.

아직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전남에서는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담당 자치단체의 합동 조사를 토대로 순천 6곳, 강진 1곳 등 교차로 7곳에서 신규 설치가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