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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홀한 산사의 밤, '모기장 음악회'가 남긴 여운
제3회 화엄사 경내서 클래식 음악의 향연
5일 밤 화엄사 사찰 안에서 열린 제3회 모기장 음악회 풍경. [화엄사 제공]
팝페라그룹 가수 '트루바' 멤버들이 열창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구례)=박대성 기자]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와 천연기념물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찰인 전라남도 구례군 화엄사에서 열린 제3회 모기장 음악회가 500여 명의 관객과 여행객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올 봄 홍매화 사진대회를 열었던 유명 고찰인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 지리산 화엄사(주지 덕문스님)가 5일 밤 마련한 이색 모기장 음악회는 옛날 모기장 안에서 찐감자와 옥수수를 먹으며 더위를 날리는 선조들의 지혜에서 착안해 2021년부터 시작됐다.

올해로 세 번째 대회인 모기장 영화 음악회는 숲에는 반딧불, 하늘에는 은하수가 반짝이는 밤 영화 속 오페라를 클래식 평론가인 유정우 박사의 해설과 최정상의 피아노트리오(피아노 안예현, 바이올린 김소정, 첼로 강기정)의 연주와 음유시인 트루바(Troubard, 팝페라그룹) 열창에 여름 휴가철에 찾은 관객들은 황홀한 노래 선율에 무더위를 실어 날려 보냈다 .

청량한 바람결을 타고 열린 모기장 영화 음악회는 영화 속 오페라 영화 '쇼섕크 탈출' 속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의 이중창', 영화 '갈리폴리' 속 비제 '진주 조개잡이' 중 이중창 '성스러운 사원 뒤에서', 비스콘티 감독 영화 '센소' 속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중 '저 타는 불꽃을 보라' 등을 감상했다.

또한 영화 '전망 좋은 방' 속 푸치니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이버지', 영화 '킬링 필드' 속 푸치니 '투란도트' 중 '아무도 잠들지 못하리', 영화 '하우스 오브 구치' 속 '나비부인' 중 '허밍코러스', 영화 '어바웃 타임' 속 이탈리아 칸초네 '일 몬도' 등 영화의 명장면을 골라 모기장 속 관객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오페라 속 영화 음악을 마치고 참석한 일반 대중들은 보제루(普濟樓)로 이동해 한 여름 밤 지리산 대화엄사가 야간 개장에 앞서 '화야몽(華夜夢·화엄사 밤의 꿈)' 행사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보제루에 모여 화엄사 문화국장 우견스님으로부터 신라 때 창건된 화엄사의 창건과 각황전, 사사자삼층석탑, 대웅전 등 국보와 보물에 대하여 설명을 안내 받은 후 여름 밤 대웅전 앞에서 펼쳐지는 트루바 앵콜 공연도 감상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이 모기장 음악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단 화엄사 측은 여름 밤 대중들과 함께하는 음악회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년 여름에는 영화 속 뮤지컬을 주제로 모기장영화음악회를 준비할 방침이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지리산 구례라는 환경적 소외지에서 이렇게 높은 수준의 문화를 지역민과 화엄사를 사랑하는 분들과 나눌 수 있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화엄사는 지역민들과 함께하면서 문화와 역사의 공간을 함께 공유하며 상생할 수 있는 화엄사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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