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천시의회 예결특위 위원장직을 사퇴한 신정란 의원. |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최근 개회된 제270회 순천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예결특위 위원장을 전격 사퇴한 신정란(65.민주당) 위원장의 처신을 놓고 분분한 뒷얘기가 나오고 있다.
신 위원장은 표면상으로는 '백강로' 완충녹지 예산안 부결 당론에도 불구하고 가결된데 따른 책임을 진 사퇴지만, 지역구 소병철 국회의원(순천갑)이 국비와 특별교부금(특교)까지 확보한 도사동 '교량교' 예산을 되레 삭감하는 촌극을 연출한 것에 대한 문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1일 순천시의회(의장 정병회)에 따르면 신 위원장은 전날 열린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위원장직을 사임하겠다고 전격 발언했다.
신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병철 의원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여성 몫 비례대표 의원으로 '친소(親蘇)' 성향으로 분류된다.
신 위원장은 사임 입장문에서 "시의회는 백강로 완충녹지 및 이면도로 개설 사업과 관련한 예산 430억원을 승인했는데, 이 사업은 형평성 논란과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사안으로 예결위 위원들의 결정(가결)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결특위가 더욱 신중해야 할 사안에 숙의의 과정을 내팽개치고 속단을 했다는 판단하에 특위 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사퇴의 변을 덧붙였다.
집행부 노관규 시장(무소속)이 도심 녹지확보를 위해 강력하게 추진하는 완충녹지 조성사업은 '백강로' 일대 사유지를 매입해 완충녹지와 이면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으로 조례동 지주들의 편입 반대 민원이 있다.
이 사업은 땅주인들로부터 이미 고소·고발이 제기된 상태로 7월 24일 법원에 ‘도시계획 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고시 무효확인’ 소가 접수됐다.
이에 시의회에서는 불요불급하지도 않고 반대 민원도 있는 관계로 충분한 논의와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가결 처리된데 따른 책임을 지고 신 위원장이 사퇴했다는 것이 난맥상의 요지이다.
시청 '공원녹지과'는 완충녹지 조성예산 300억원을, '도로과'는 이면도로 매입 예산으로 130억원을 편성해 시의회 의결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예결위원 11명이 무기명 투표까지 가는 논쟁 끝에 7대4로 집행부 원안대로 가결했고, 이 소식을 접한 소 의원이 신 위원장을 강하게 질타했다는 전언이다.
순천만 가는 길에 놓인 '교량교'는 노후돼 현재는 임시도로를 놓아 차량이 통행되고 있으며 소 의원이 국회에서 국비와 특별교부금을 확보했다고 홍보했던 사안인데 예결위에서는 시비 105억원 가운데 45억원을 이월시키지 않고 삭감하는 황당한 일도 빚어졌다고 전해진다.
앞서 순천시의회는 예결위원 11명 전원을 의원 경력 1년의 초선 시의원들로만 구성해 예산 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안팎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위위원장이 임시회를 마치고 사임함에 따라 시의회는 직무대행 체제가 아닌 새로운 위원장을 예결위원 11명 가운데서 선출해야 한다. 예결특위 위원장과 위원 임기는 1년이다.
이를 놓고 순천시청 주변에서는 "초선 시의원으로만 구성된 예결위에 대해 걱정이 많았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지역위원장의 장악력과 정무적 소통에 문제가 있는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순천시의회 재적의원 정수는 총 25명이며, 정당별 의석수로는 민주당 20명, 진보당 2명, 국민의힘 1명, 무소속 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