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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불산단 추락사망 노동자, 23일만에 장례 치러…‘아버지도 20년전 고층현장서 추락 사망’
3일 전남 영암 대불산단 조선업체에서 일하다 숨진 하청노동자의 유족이 28일 고인의 영정을 들고 사고현장에서 추모식을 하고 있다.[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제공]

[헤럴드경제(영암)=황성철 기자] 전남 영암 대불산단 조선업체에서 일하다 사망한 하청노동자의 장례가 숨진 지 23일 만에 치러졌다.

28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노조)는 “이달 3일 혼자 선박블록 해체작업을 하다 2.2m 높이에서 추락해 이틀 만에 숨진 박아무개(40)씨 사고에 대해 원청업체 ㈜유일과 하청업체 (유)형도가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 등을 유족과 합의해 고인의 장례를 치렀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사과문을 영암과 목포의 지역신문에 게재하기로 유족과 합의하며 이날 아침 8시20분쯤 사고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청업체는 고인 명의로 두 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체불임금과 1억2000만원이 넘는 4대 사회보험료를 미납하고 폐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 체불, 4대보험료 체납 후 폐업하고 가족이나 제3자 명의로 ‘바지사장’을 내세워 업체 운영을 반복하는 것은 조선업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왔다.

대불산단에서 가장 큰 선박 블록 제작 업체인 유일은 6개의 대형공장을 운영하며 노동자 수백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산재·고용보험 신고인원은 50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미등록 이주노동자나 4대 보험을 신고하지 않는 노동자로 구성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기준(상시노동자 50명)을 피했다.

금속노조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내년 1월27일 상시노동자 5명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대불산단에는 5명 미만으로 등록하는 하청업체가 늘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을 모든 사업장에 적용해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인의 아버지도 2003년 서울에서 건설 미장공으로 일하다 고층에서 추락해 숨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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