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하나의 중국’ 대신 ‘하나의 중화’ 설파
민주도시 광주에 애도, 전남과는 섬 관광 추진
‘민주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알려진 뤼쉬렌 대만 전 부총통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대만민간경제연합에서 평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헤럴드경제=서인주 기자] “우크라이나와 중국의 전쟁 위협으로 동북아 안보에도 먹구름이 끼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만과 한국, 일본 등 3국의 평화와 소통이 매우 중요해요. 문화, 예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와 인적·물적 협력이 밑거름이기 때문입니다”
‘민주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알려진 뤼쉬렌 대만 전 부총통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대만민간경제연합에서 평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 7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했다. 정치인, 기업인, 학생 등 양국의 국민들이 자주 만나고 소통하다 보면 윈윈 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이들은 강화역사박물관, 참관인삼도매시장, 김포애기봉화평생태공원, 청와대 등 한국의 문화역사 현장을 찾는다. 또 국회에서 대만교류투자설명회와 갑오전쟁 기념 정치 세미나도 개최한다.
문화관광교류 활성화를 위해 광주, 전남, 강원 등과도 투자협약을 모색할 방침이다.
뤼쉬렌 전 부총통은 ‘하나의 중국’을 슬로건으로 내건 시진핑 주석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공산주의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중국의 행태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하나의 중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뤼쉬렌 전 부총통은 50년 넘게 집권하던 일당 독재 타도에 헌신한 인물이다. 하버드 출신의 안정된 엘리트 삶을 포기하고 ‘대만 민주화’라는 자갈밭을 걸었다. 결국 6년의 옥고를 치렀고 권력의 혹독한 견제를 받았다. 감옥에서 한땀한땀 뜨개질로 옷을 만들기도 했는데 민주인권을 위한 염원을 엿볼 수 있다. 결국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평화적인 대만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뤼시렌 전 부총통과 이학충 중화민국건설기술학회장 등 대만 경제사절단은 28일부터 5일간 문화, 예술, 산업,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유치 활동에 나선다. 세화테크 박중근 대표와 박태준 이사가 공항에서 환영인사를 전했다. |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도 표시했다. 민주인권을 위해 피 흘려간 광주시민들을 애도하고 평화를 위한 공동프로젝트도 제안했다.
그는 대만 까오슝항을 출발해 오키나와 속초, 블라디보스톡을 잇는 유람선 노선 개설에 힘을 쏟고 있다. 평화는 거창한 게 아니라 함께 밥을 먹먹고 웃고 이야기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논리다.
뤼쉬렌 전 부총통은 “무안공항, 목포항 등 양국간 하늘과 뱃길을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게 시작점” 이라면서 “전남은 1000개가 넘는 아름다운 섬과 세계적인 갯벌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대만인들에게도 매력적인 관광 포인트다. 기회가 되면 광주와 전남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대만, 일본이 힘을 모으면 시진핑도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대만의 문제는 전세계의 문제라고 말한적이 있는데 인상적이었다” 며 “지구는 지금 거대한 기후위기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 모두에게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