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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격 말라” 광양경찰서장 두 차례 지시…노조 간부 체포, ‘과잉 진압 논란’
전남 광양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준영 한국노총 사무처장을 경찰이 진압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광양)=황성철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노동자들의 농성장에서 경찰 지휘부가 ‘타격 중단’ 지시를 했음에도 강경 진압이 이뤄진 정황이 나와 한국노총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전남 광양의 포스코 하청업체 포운 노동자들의 농성장에서 고공농성을 하던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경찰 곤봉에 맞아 피를 흘리며 농성장 망루에서 끌려 내려온 뒤 구속됐다.

28일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진압 현장에 있던 광양경찰서장이 ‘타격하지 말라’고 할 정도였으면, 당시 진압 과정이 경찰서장이 보기에도 문제가 있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며 “경찰과 폭력 과잉 진압 관련자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과 전날 문화방송(MBC) 보도를 종합하면, 고공농성을 하던 김 처장을 진압하며 곤봉을 휘두르는 요원들에 경찰 지휘부가 “타격하지 말라”고 두 차례나 지시했다.

하지만 타격이 이어진 상황이 경찰 무선 내용을 통해 드러났다.

새벽 5시41분16초 지휘부가 당시 현장 경찰관들에게 “극렬 저항하는 사람 한명씩 빨리 검거하라”면서도 “안전에 유념하라”고 했다.

이후 새벽 5시49분50초, 철탑으로 다가온 경찰관들이 김 사무처장을 경찰봉으로 내려치고 머리를 가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6초 뒤 현장을 지휘하던 광양경찰서장이 “위에 타격하지 마세요”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계속 경찰봉을 휘둘렀고 15초 뒤 서장이 “위에서 봉으로 타격하지 마세요”라며 다시 제지했다.

두 번째 중단 지시 뒤에도 4초가량 타격이 더 이어졌고, 당시 김 처장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이미 바닥에 넘어져 있었다.

포스코 하청업체 ㈜포운 노동자들이 구성한 광양지역기계금속운수산업노동조합(포운노동조합)은 지난해 4월부터 임금교섭과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요구하며 광양제철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었다.

하지만 포스코가 교섭에 소극적으로 임하자 김 처장은 지난 5월29일 밤 9시20분쯤 집회신고 장소(바깥쪽 차선)를 벗어난 도로 가운데에 고공농성장을 설치한 뒤 혼자 올라가 농성을 벌었다.

당시 경찰의 ‘과잉 폭력진압’이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경찰청장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반박했다.

지난달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불법 행위를 하고 있는 농성자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강조했다.

당시 백동주 광양경찰서 수사과장은 “도로 통행을 막았고, 업무방해에 집시법까지 위반한 상황이었다”며 “(농성을 풀라는) 설득이 안 돼 부득이하게 제압해서 검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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