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11명) 위원들이 꼼꼼한 예산안 심사를 다짐하고 있다. [시의회 제공] |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순천시의회가 1조5000억원대 예산을 심의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원) 11명 전원을 경력 1년의 초선 시의원들로만 구성돼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의회 예결특위는 집행부의 예산을 검증하고 불요불급한 예산 등을 살펴야하는데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초선의원들로만 구성돼 특위구성이 잘못됐다는 안팎 평가가 나온다.
26일 순천시의회(의장 정병회)에 따르면 최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신정란 위원장을 포함한 11명 전체 위원을 초선 의원들로만 구성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시의회 기본조례 44조1항에는 상임위원의 선임은 의장이 추천해 본회의 의결로 선임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예결위원 선임 건은 정병회 의장이 개별 상임위원회 위원장들과 상의없이 정 의장이 주도적으로 선임했다는 것이 동료 의원들의 전언이다.
게다가 예결위 참여를 요청한 중진 의원들 참여는 배제하는가 하면 예결위원을 맡지 않겠다는 초선 시의원들은 끼워 넣는 등 전횡 논란도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재선 의원들이 예결위원을 하겠다고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의장 독단적으로 정했다"며 "초선 예결위원들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예산도 볼 줄 알아야 하고, 정치력도 필요한 부분인데 그 점이 아쉽다"고 했다.
또 다른 초선 예결위원은 "내가 공무원 출신도 아니고 작년에 예산 심의하는데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연향동민 정모(61)씨는 "초선 의원들이 예산의 '산(算)'자나 알려나 모르겠다"며 벌써부터 졸속 심의를 우려했다.
추경안을 심의할 예결특위는 비례대표인 신정란 위원장을 비롯해 서선란 부위원장, 우성원, 이향기, 김태훈, 최현아, 양동진, 이세은, 유승현, 장경원, 정광현 위원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정병회 의장은 "과거에도 80% 이상을 초선으로 채운 사례가 있고 그 동안의 관례가 초선들이 많이 예결특위에 들어갔다"며 "초선 의원들도 공부하는 기회도 되고 본인들의 발전하는 기회도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시의회는 20일부터 27일까지 각 상임위별로 일반안건 심사와 현장방문을 실시하고, 28일 예결특위 활동을 거쳐 31일 제2차 본회의에 2023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