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광주 대표상권, 추억, 감성 깃든 명소 각인
상인들 매주 수요일 카페서 공부하며 재도약 준비
거리포차로 떠나는 여행. 충장길맥이 28일부터 이틀간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다.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한여름, 추억이 깃든 충장로 거리에서 시원한 맥주한잔 어때요”
광주하면 떠오르는 충장로에서 옛 추억과 감성,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한여름 맥주파티가 열린다.
충장로 상인들로 구성된 충장 45마을협동조합은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충장파출소 건너편 신락원 사거리에서 ‘충장길맥’ 축제를 개최한다. MZ세대 등 젊은층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저렴한 술값과 푸짐한 안주, 다양한 볼거리를 무기로 내세웠다. 생존창업, 생존전략을 위한 상인들의 아이디어다.
충장로는 반세기 넘게 호남을 대표하는 대표상권으로 주목 받았다. 일제 강점기 시절 광주가 전라도 중심도시로 도약하면서 충장로도 번영의 세월을 함께 누렸다.
오방용 충장로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지기(가운데)와 조상열 대동문화 대표(오른쪽), 전병원 충장길맥 추진위원장이 충장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인주 기자 |
특히 본정통으로 불린 충장로 4~5가는 광주의 노른자 땅이었다. 사람과 돈이 몰리면서 상점들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곧이어 핫플레이스가 됐다. 금성여객 등 버스회사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교통의 요지가 됐기 때문이다.
“시내에 가자”
광주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많은 시민들은 시내하면 광주우체국과 충장파출소를 자연스레 떠올렸다. 꼬깃꼬깃 용돈을 모아 주말이면 충장로에서 쇼핑을 하고 붕어빵 같은 먹거리를 즐겼다. 친구와 연인들의 행렬이 쉼 없이 이어지면서 골목은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붐볐다.
지금은 사라진 삐삐(무선단말기)를 비롯해 길보드차트로 알려진 리어커 음반, 액세서리 등 노점상도 성황을 이뤘다.
혼수, 패션, 미용, 완구, 시즌상품, 잡화점 등의 매장들은 모두 잘됐다. 충장로에 점포 하는 내는 게 당시 상인들의 꿈이었다.
왕자관, 신락원, 궁전제과, 월계수, 한성회관.
이름만 들어도 내공이 넘치는 40~50년 된 노포들도 몰려있다. 허름한 간판을 단 식당 어느곳이라도 맛하면 빠지지 않는 게 광주의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충장로도 쇠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로 상권이 분산됐고 급격하게 온라인으로 소비패턴이 변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19와 비대면문화가 확산되면서 충장로를 지키던 가게의 폐업도 하나둘 늘었다.
본정통으로 불린 충장로 4~5가는 광주의 노른자 땅이었다. 사람과 돈이 몰리면서 상점들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곧이어 핫플레이스가 됐다. 서인주 기자 |
상인들이 충장로를 사랑하는 모임(충사모)을 만든 배경이다.
충사모는 지난 2021년 오방용 카페지기를 중심으로 충장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모임이다. 현재 20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매주 수요일 카페에 모여 세무, 마케팅, 홍보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 광주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긴장감도 엿보인다. 이를위해 광주시와 동구청, 광주전남중소벤처기업청과 협업해 충장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오방용 충사모 카페지기는 “충장로는 근현대사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광주의 보물같은 곳이다.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기억과 추억이 가득한 이곳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상인들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 며 “충장길맥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문화공연프로그램으로 확장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병원 충장길맥 추진위원장은 “이번 행사의 컨셉은 ‘거리포차로 떠나는 여행’이다. 휴가철 광주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추억과 재미를 선사할 예정” 이라며 “문화와 예술의 도시 광주와 충장로에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조종래 광주전남중소벤처기업청장과 충장로 상인들이 26일 충장로에서 현안사업과 활성화 방안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서인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