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승주군 쌍암면 평중리 신도시에 들어선 승주군청 신축 이전식. [순천시 제공] |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라남도 순천시(시장 노관규)가 국·도비 예산을 지원 받는 각종 공모사업을 휩쓸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순천시는 25일 "전남도에서 추진한 300억원이 투입되는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올 들어 순천시는 농림축산식품부 실습 임대농장 공모사업 선정에 이어 로봇융합·로봇창의교육 공모사업에 2건이 선정된 데 이어 정부 공모사업에도 선정됐다.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는 도내 22개 시·군 중 2개 지역에 각각 300억원(도비 180억, 시비 120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으로 민선 8기 김영록 전남지사의 공역 사업이자 지역특화 발전사업이다.
이 사업에 선정된 곳은 순천시(동부권)와 강진군(서부권)으로, 이 가운데 순천은 소멸지역이 아님에도 심각한 상권쇠락과 인구유출을 겪고 있는 '승주읍권' 부흥을 내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앞서 순천시는 올 초부터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를 통해 순천시-승주군 통합(1995년) 이후 소멸위기에 처한 승주읍(구 쌍암면) 일원을 바이오산업 특화 단지로 조성한다는 밑그림대로 일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올 초부터 ‘스마트 생물전환 산업화플랫폼 111 프로젝트’를 주민과 함께 기획해 지난 5월 전라남도에 제출했고 이번에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번 공모사업은 전남 22개 시·군 중 19개 지자체가 신청할 정도로 많은 관심과 열기가 뜨거웠는데, 순천시는 1차 서류심사 합격 이후 8개 지자체로 경쟁이 축약될 당시 승주읍민 400여명이 자발적으로 현장평가 장소에 집결해 열띤 응원을 보내며 도심 쇠퇴의 심각성을 알렸다.
전남 인구 1위 도시인 순천시는 인근 도시처럼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되지 않아 타 지자체에 비해서는 불리한 여건이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우수한 사업내용과 사후 활성화를 위한 기반 인프라·운영인력 등이 갖춰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순천시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한층 발전된 생태도시 브랜드가 중소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면, 이번 공모사업 선정은 인구감소로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자치단체들에게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정을 계기로 순천시는 2026년까지 승주읍권에 지역의 천연자원을 활용한 사람과 자연을 잇는 생물전환 바이오 산업 고도화 플랫폼을 구축 할 계획이다.
생물전환 GMP 시설 구축, 지역 바이오 산업체 육성 및 지원, ICT 연계 스마트챔버 보급 등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산업과 순천이 자랑하는 선진 농업의 연계를 통한 성공모델을 제시해 이를 전남 22개 시·군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순천시와 통합한 이후 방치된 옛 승주군청을 제일대학에 매각(1998)한지 25년 만에 되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 예정지인 승주군청 건물과 주변시설을 합한 시세는 60억원으로 알려져 있어 대학 측과 협의매수할 방침이다.
시는 구 승주군청을 매입해 바이오 특화 단지로 조성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 기업 사업화 지원으로 미래 100년의 먹거리를 만들어 낸다는 복안이다.
이번 사업 대상지인 승주읍 일대는 남해안권발효식품산업지원센터와 차(茶)류 전문 생산업체가 인근에 있고, 선암사 야생차단지, 순천시농업기술센터 등이 몰려 있어 협업과 사업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승주읍은 원래 명칭은 승주군 쌍암면이었으나, 1983년 순천시내에 청사를 두고 '더부살이' 중이던 승준군청 소재지를 이 곳으로 옮긴 뒤 승주읍으로 승격(1985)시켜 출범시켰다.
승주읍 승격 당시 인구는 1만1733명까지 번성했으나, 순천시와 통합(1995) 이후 청사를 장천동 순천시청사로 근무지를 단일화하면서 공무원 전출이 급증했고, 공무원사택 아파트에 공실이 넘쳐났으며 유동인구 감소로 인한 쌍암장(승주장)과 승주읍권 상권 쇠퇴로 인해 공동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6월말 기준 승주읍 인구는 2570명으로 인근 광양읍(4만8671명), 여수 돌산읍(1만2691명)은 물론 순천시 해룡면 인구(5만6564명), 순천서면(1만5378명)보다도 인구가 적은 '미니읍'으로 전락하는 부침을 겪는 곳이다.
시청 신성장산업과 관계자는 "상전벽해가 아닌 '승주벽해(昇州碧海)'로서 즉, 승주의 변화가 곧 순천의 발전 그리고 전남의 발전이 되도록 전 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관규 시장은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지방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껴 이번 프로젝트를 제시했다"며 "승주읍 일원을 생태경제 핵심축인 그린 바이오산업 허브로 조성해 지역 신규 소득원 창출, 지방소멸 대응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