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필리핀에서 30만명 투약 분량의 필로폰 등 마약류를 밀반입하고 유통하던 조직을 검거했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을 쏟고 있는 모습. [강남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필리핀에서 약 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 등 마약류를 밀반입하고 유통하던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필로폰·케타민 등 마약을 국내 밀반입 남성 A씨(33)와 유통한 B씨(45) 등 2명, 마약류를 운반한 C씨(29) 등 일당 총 4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이들로부터 필로폰을 매수하고 투약한 강남의 유흥업소 직원 D씨(23)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D씨는 지난 9월 경찰에 자진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불구속 상태다.

경찰이 필리핀에서 30만명 투약 분량의 필로폰 등 마약류를 밀반입하고 유통하던 조직을 검거했다. 사진은 가족여행으로 위장한채 마약을 운반하고 있는 A씨의 모습. [강남경찰서 제공]

조직원들은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총 네 번에 걸쳐 30만명이 동시 투약이 가능한 분량인 필로폰 6.64㎏(약 35억원 상당) 등을 밀반입했다.

경찰은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지 못한 필로폰 3.18㎏과 케타민 803g(14만명 투약 분량·약 18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또 71개 장소의 필로폰 은닉 정보를 확보한 후 58개 장소에서 58g(1g씩 58개)의 필로폰을 회수하여 마약류 유통을 차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4명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일명 ‘총책’의 지시를 받아 마약 밀반입·유통 조직을 꾸렸다. 이들은 밀반입, 유통, 운반 등 역할을 분담한 뒤 경기도·충청도·경상도 등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전국에 마약류를 유통했다.

특히 A씨는 가족여행을 가장하여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현지에서 마약류가 담긴 배낭을 전달받아 국내로 들여왔다. B씨 등 유통책은 이를 개별 포장하고, 운반책(일명 ‘드랍퍼’) C씨가 서울·수도권·충청도 등 주택가에 ‘던지기 수법’(마약 판매자가 유통책에게 지시해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마약을 숨긴 후 구매자에게만 알려주는 행위)으로 은닉하는 방법으로 판매했다.

경찰이 필리핀에서 30만명 투약 분량의 필로폰 등 마약류를 밀반입하고 유통하던 조직을 검거했다. 사진은 경찰이 조직이 유통하려던 케타민을 야산에서 찾아낸 모습. [강남경찰서 제공]

검거된 A씨를 포함한 네 명의 밀반입·유통책은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통해 모집되어 서로를 알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검거되지 않은 총책과 운반책, 매수·투약자들을 계속 검거할 예정이다. 또 범죄수익금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총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동수 서울강남경찰서장은 “가족여행을 가장하여 해외로 나가 마약류를 들여오고 국내에 유통한 것을 직접 확인한 사례”라며 “국민의 평온한 삶을 파괴하는 마약류 범죄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로 끝까지 추적하여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필리핀에서 30만명 투약 분량의 필로폰 등 마약류를 밀반입하고 유통하던 조직을 검거했다. 사진은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숨겨둔 모습. [강남경찰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