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6~7000원대 제품도 여전히 저가”
다이소는 세종시 세종스마트그린산업단지에서 짓고 있는 세종허브센터 조감도. [아성다이소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다이소 가격대가 1만원까지 확대된다는데…”
최근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는 짧은 글 하나가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 같은 제목의 글에서 “1만원까지 확대되면, 진짜 유통(업계) 다 잡아먹겠군”이라고 썼다. 다이소는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 가격 ‘균일가 정책’을 18년간 유지하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격 상한 5000원은 다이소의 정체성”이라며 “1만원 제품군 추가는 사실무근이다. 검토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이소의 강한 부인에도 유통업계는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다이소는 1997년 첫 출점 후 두 차례 가격 상한을 변경한 바 있다. 품목 확대가 가장 큰 이유다.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대의 4가지 가격대의 제품을 판매하던 다이소는 2004년 3000원대의 제품군을 추가했다. 2006년 또 한차례 5000원대의 제품이 추가 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다이소는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뿐 아니라 이커머스 시장도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며 “가격대를 올리면 더 나은 품질과 더 많은 제품군을 취급할 수 있다. 그만큼 다이소의 경쟁력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소는 2015년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후 4년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다이소의 성장은 저가 생활용품을 취급하던 유통 매장에서 벗어나 뷰티 등으로 판매 제품군을 늘린 영향이 크다. 뷰티는 CJ올리브영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고, 의류 제품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식품·음료는 제품군을 늘린 결과 최근 3년간 신장률이 20~30%에 달한다. 품목을 늘려가며 성장하는 다이소에 5000원의 가격 상한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 역시 다이소가 가격 정책 조정을 통해 또 한 차례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 속에 저가 시장을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가격 상한을 바꿀 수 있다”며 “다이소의 실력이라면 3~4만원 하는 제품을 1만원에 팔 수도 있다. 새로운 가격대를 추가해도 다이소의 정체성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따른 가격 인상 압력도 무시 못 할 요인이다. 다이소는 2006년 바뀐 가격 정책을 18년 동안 유지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대의 제품 비중은 커지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5000원대 제품의 비중이 늘기는 했지만, 2000원대 이하의 상품 비중은 60~70%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며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최대한 원가를 낮추고 글로벌 직매입을 통해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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