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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대박’ 공식 깨진 IPO시장
하반기 상장첫날 하락 33.3%
투심위축에 첫날 유통량 증가탓

하반기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의 첫날 성적이 증시 변동성 고조로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중소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첫날 유통가능 물량이 늘어난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이후 상장된 15개 종목(스팩·코넥스·리츠 제외) 가운데 5개는 상장일에 공모가 대비 하락 마감했다.

공모가보다 상승 마감한 종목은 9개, 공모가와 동일하게 마감한 종목은 1개다. 상반기에는 29개 종목 중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 마감했다. 하반기 첫날 하락 종목 비율(33.3%)이 상반기(3.4%)보다 30%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첫날 수익률도 급감했다. 하반기 상장사의 공모가 대비 첫날 평균 수익률은 26.9%다. 상반기 평균(124.1%)보다 무려 97.2%포인트 줄었다.

하락폭이 가장 큰 케이쓰리아이는 공모가(1만5500원)보다 31.9% 감소한 1만550원에 마감했다.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기록한 티디에스팜 다음으로 높은 종목인 산일전기도 43.4% 상승 마감에 그쳤다.

첫날 흥행 공식이 깨진 건 증시 변동성 여파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중론이다. 공모시장을 뒷받침하는 주식 시장이 폭락장을 겪으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IPO 흥행의 가늠자가 되는 수요예측에서는 중소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IPO=수익’이라는 인식에도 균열이 생겼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가장 큰 요인은 증시 변동성”이라면서 “특히 IPO 시장 내 ‘오피니언 리더’인 중소 운용사를 중심으로 손실 가능성에 더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투심이 위축되면서 상장일 유통가능 주식 물량이 늘어난 점도 롤러코스터 장세 요인이다.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F)는 발행사와 상의해 자발적으로 1~3개월 의무보호예수를 설정한다. 하반기 들어 의무보호예수 물량이 줄어들면서 시장에 풀리는 주식수도 늘어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반기 상장사들의 첫날 유통가능 물량 비율 평균은 32.62%로 집계됐다. 상반기 상장사 평균(28.04%)보다 4.58%포인트 늘었다. 코스닥 시장 상장사 유라클이 55.7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엑셀세라퓨틱스(47.31%), 넥스트바이오메디컬(44.49%) 순이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의무보유도 많이 안 들어오면서 의무부여를 안하다보니 유통 가능한 주식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최대한 상장 직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수식처럼 100% 완벽한 건 아니지만 대체로 풀리는 물량을 줄일수록 흥행이 잘 된다”고도 설명했다.

티디에스팜의 경우 공모주식수는 100만주로 하반기 상장사 가운데 유라클(75만1000주)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더불어 첫날 유통물량 비율(23.79%)도 25% 아래로 설정됐다. 유통물량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품절주’효과를 받았다는 평가다. IPO 흥행 가늠자인 수요예측에서도 하반기 최대 경쟁률(1331.2대1)을 기록했다.

반면 상장일 하락한 케이쓰리아이(-31.94%)는 상장일 유통물량이 전체 주식수의 37.05%였다. 대부분 미확약 물량인 점이 흥행에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34대1로 최저치에 머물렀고 청약 증거금(930억원)도 올해 상장사 중 가장 낮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18.28%)도 유통가능 물량(44.49%)이 높은데다 상장 후 1개월 이내 출회 가능 물량도 10.3%에 달했다.

예비상장사들은 비교군(피어그룹)의 주가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IPO 흥행 실패 사례가 잦아지면서 위축된 분위기도 나타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좋지 않다보니 보수적으로 보는 건 당연하다”며 “유통시장 내에 피어그룹의 주가를 보면서 상장을 진행하려는 분위기가 확연하다”고 전했다.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인 케이뱅크 등 대형주 흥행 여부가 IPO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란 평가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 5조원 이상 평가가 나오면서 올해 IPO 시장 최대어 후보로 꼽힌다. 유동현 기자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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