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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리 지워라” 쌓이는 ‘메일함’…에어컨보다 전기 더 쓴다 [지구, 뭐래?]
유튜브 ‘산으로 간 조별과제’ [KBS 유튜브]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1년 간 지우지 않은 이메일에 탄소배출량이 있어요?”

지난 3일 공개된 KBS 유튜브 교양프로그램 ‘산으로 간 조별과제’에 출연한 댄서 가비가 이같이 물었다.

유튜브 ‘산으로 간 조별과제’ [KBS 유튜브]

이날 출연자들은 ‘에어컨 일주일 내내 틀기’, ‘1년 간 이메일 지우지 않기’, ‘내연기관 차량으로 서울에서 대구 이동하기’ 중 탄소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행동을 고르는 문제를 풀어야 했다.

의외의 선택지가 정답일 거라는 출연자들의 예측대로, 가장 탄소배출량이 높은 행동은 ‘1년 간 이메일 지우지 않기’였다. 이때 배출되는 탄소는 135㎏였다. 에어컨을 일주일 내내 틀 때 탄소배출량은 117㎏, 서울에서 대구로 내연기관 차량으로 이동은 126㎏다.

유튜브 ‘산으로 간 조별과제’ [KBS 유튜브]

이는 우리가 주고 받은 이메일이 데이터센터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메일 저장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서 전기를 사용하면서 탄소가 배출된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메일을 한 통 보낼 때 발생하는 탄소는 4g. 전세계 이메일 사용자 약 23억명이 스팸메일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하면 연간 1700만톤의 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유 차량 3334대가 연간 배출하는 탄소와 맞먹는 양이다.

이메일뿐 아니라 유튜브를 시청하는 등 데이터를 사용할 때도 탄소가 배출된다. 특히 인공지능(AI) 고도화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나날이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헤럴드DB]

서울환경연합이 한국전력에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2023년 말 기준 전국 150개의 데이터센터에서 1985㎿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 1762㎿보다 늘어났다. 이는 서울 강남구 전체의 전력사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15년 이내에 전력수요는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르면 2038년 전력수요는 16.7GW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특히 AI 영향으로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2030년에는 2023년 수요의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평촌메가센터 [LG유플러스 제공]

서울환경연합은 전력수요 증가에 대한 계획이 충분치 않다고 봤다. 이들은 “한국의 전력 생산은 여전히 석탄과 천연가스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 AI 사용 증가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는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의 영향을 줄이면서 급증할 전력수요를 충족할 방식으로 서울환경연합은 ▷재생에너지 전환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운영 ▷AI의 기후변화 완화 기술 개발을 제시했다. 전력 생산 자체에서 발생할 탄소를 크게 줄이는 동시에 전력 소비 효율성도 높이자는 이야기다.

아울러 이들은 국내 AI 기업들에게도 재생에너지를 늘릴 것을 촉구했다. 서울환경연합이 각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분석한 재생에너지 사용률(2023년 말 기준)은 카카오 3.3%, 네이버 3.1%, SKT 8.6%, KT 1.1%, LG유플러스 6.96%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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